[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메리츠증권이 내달 초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적정 기업 가치는 공모가 희망 범위(15조6783억∼18조5289억원)의 하단인 15조5000억원이라고 평가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증시 상장까지 한 달의 시간도 채 남지 않았으나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면서 "은행이냐 플랫폼이냐는 소모적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상장 은행 대비 약 10배 수준 멀티플 부여는 불편하다"면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과 금리 경쟁력, 향후 부동산 중심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은행이 아닌 코스피 시장 할인율을 반영해 적정 기업가치를 도출했다는 게 은 연구원의 설명이다.

은 연구원은 또 카카오뱅크가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핀테크 업체들로 비교 대상을 선정한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적정 주가 산정을 위해 국내 은행이 아닌 미국 로켓컴퍼니, 브라질 페그세구로 디지털, 러시아 TCS홀딩스, 스웨덴 노르드넷 4개사를 선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제시한 희망공모가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 사이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15조7000억 원에서 18조5300억 원 수준이다. 장외시장 거래가(8만 원)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해 은 연구원은 "금융업이 가지는 국가별·지역별 특징, 금융당국의 규제 강도 등은 배제한 채 해외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장외에서 공모가 대비 약 2배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기관·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공모가 상단을 적어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기에 향후 주요 인덱스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까지 고려하면 상장 직후 비이성적인 주가 흐름도 충분히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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