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는 냉랭했고, 최우식은 어수룩했다. ‘호구의 사랑’의 이륙은 성공적이었다.

9일 첫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이 1%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초반 주인공의 대조적인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동시에 ‘호구의 연애’라는 독특한 설정도 살짝 곁들여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 tvN '호구의 사랑' 캡처

이름부터 도도한 도도희(유이)는 국제 수영대회에서 만년 은메달에 머무는 불만 가득한 인물로 등장했다. 코치에게 “내가 은메달을 한두번 따냐”며 훌쩍 서울로 떠났다가 선수단 환영회에 살짝 끼어드는 베테랑(?)의 매력도 드러났다.

반면 여자에게 대놓고 조롱받아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강호구(최우식)는 예상보다 훨씬 찌질했다. 함께 소풍나온 애인이 외제차를 모는 변호사와 함께 사라져도 공손히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실제와도 같았다. 주변 친구들 중에 꼭 하나씩은 있는 호구 중에 상호구가 따로 없었다.

도도희와 강호구가 함께있는 장면은 차태현과 예지원이 주연을 맡았던 ‘줄리엣의 남자’(2000년)를 연상시켰다. 도도하고 능력있는 여자와 어설픈 보디가드가 티격태격하던 모습이 유이와 최우식의 인물구도와 적절하게 섞인 듯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호구의 사랑’은 임신이라는 소재를 엮어 최우식을 철저하게 호구로 만들어버릴 것도 예고했다.

이들의 관계는 연결고리도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틀로 탄탄하게 묶여있다.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이들이 얼떨결에 바다를 보러 간다는 상황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우연에 기대 억지전개에 기대는데 비하면 훨씬 유연한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 tvN '호구의 사랑' 캡처

향후 전개는 도도희의 임신, 이를 알게 된 강호구의 헌신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옛 연인 변강철(임슬옹)이 낀 삼각관계가 추가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요소인 조력자로 등장하는 강호구의 두 친구와 동생 강호경(이수경), 그리고 강호경과 변강철 모두와 관계가 있는 인공미(송지인)의 활약도 기대해볼만 하다.

tvN 드라마 흥행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도 재미를 한껏 더한다. 1회에는 ‘미생’의 오상식(이성민)이 출연해 강호구에게 “(만화책 미생)으로 나를 홀려봐”라며 화제의 장면을 재현했다. 이어 2회에는 ‘응답하라 1994’의 수혜자 도희가 출연해 구수한 여수 사투리로 웃음을 자아낼 예성이다.

9일 방송된 첫회가 인물소개에 가까웠다면 본격적인 전개는 2회부터 시작된다. 난생처음 여자와 외박하며 황홀한 하루를 맛본 강호구에게 어떤 시련이 닥칠지, 본격적인 호구와 여신의 사랑이야기가 방송될 tvN ‘호구의 사랑’ 2회는 10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