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삼성생명이 4300억원대의 즉시연금 보험금 지급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앞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관련 소송에서 줄패소한 가운데 삼성생명은 미지급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판결문 최종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해 다음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삼성생명 제공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에서 패소한 삼성생명의 항소 여부는 다음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판결문은 판결 후 일주일 이내에 전달 받을 수 있으며, 삼성생명은 판결문 수령 후 2주 내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2019년 4월부터 약 2년여 기간 동안 보험가입자들과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문제가 된 상속만기형 즉시연금 상품은 보험가입자가 일시불로 목돈을 맡기면 보험사가 이를 운용해 그 수익금(이자)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 때 당초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1억원을 일시불로 내면 다달이 이자를 연금처럼 받다가 만기 때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보험사들은 1억원을 돌려줄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적으로 매달 지급하는 이자에서 일정 적립액을 떼며 2017년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삼성생명 상속만기형 즉시연금 가입자는 '적립액을 뗀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입했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상품 약관에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하고 연금월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없어 인지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측은 즉시연금 기초서류인 '약관과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 달마다 연금지급 시점에 만기환급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약관에 매달 이자 지급 시 사업비 등 만기에 돌려줄 재원을 미리 뗀다는 내용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다며 생보사들에게 보험금을 더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등이 이를 거부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분쟁 규모는 8000억~1조원이며 가입자는 16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 4300억원(5만5000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화생명 850억원(2만5000건), 교보생명 700억원(1만5000건) 순이다.

법원은 앞서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가입자들의 손을 잇따라 들어준 바 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2단독 재판부는 교보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4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으며,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3단독 재판부는 미래에셋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올해 초 동양생명 역시 즉시연금 가입자 1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청구를 인용하고, 원고에게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선 앞서 패소한 3개 보험사가 항소를 진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삼성생명도 곧바로 항소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즉시연금 소송은 최고법원에까지 가서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1심에만도 3년을 기다린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2년을 넘게 소송전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은 최종 패소한다면 공동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가입자에게도 소멸시효를 따지지 않고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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