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 "중대한 실언" 비난에 야권도 "천박한 역사 인식 고맙다" 지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이재명 경기지사의 '백제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는 물론 정세균 전 총리까지 나서 공방전에 불을 붙였다. 야권도 일제히 공격에 나서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지사는 최근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언제나 호남은 혁명과 개혁정신의 본향이자 민주주의의 심장이었지만, 애석하게도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적은 없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DJP연합을 통해 절반의 승리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소속 배재정 대변인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며 국민화합에 힘쓸 때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후보의 약점은 호남' '호남 불가론'을 내세우는 것인가"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 지사 발언에 대해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은 것으로,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면서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의 시계바늘이 한참 뒤로 돌아갔다"는 비판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이재명 경기도 지사./사진=박민규 미디어펜 기자
 
정세균 전 총리는 "민주당 역사상 최악의 발언으로, 확장력을 출신 지역으로 규정하는 것은 '일베'와 같은 관점"이라며 "가볍고 천박하며, 부도덕하기까지 한 꼴보수 지역 이기주의의 역사인식"이라고 힐난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측 인사로 불리는 김영환 전 의원이 "그 주장대로면 영남 후보를 제외한 어떤 후보도 당선되지 못한다"면서 "천박한 역사 인식을 드러내줘서 고맙다"고 지적하며 야권에서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역시 "DJ가 집권한 가까운 역사가 있음에도 굳이 1500년 전까지 소환한 것은 민주당이 부르짖는 지역갈등 해소를 역이용하려는 경선 전략의 일환"이라며 "형수 쌍욕과 무상 연애를 넘어 이젠 지역갈등까지 부추겨 경선 후보가 되자는 이재명 후보를 바라보면서 저렇게 인생을 막살아도 국민들이 찍어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도 "견강부회식의 천박한 역사 인식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우니 역사 공부 좀 하라"면서 "백제를 시원찮은 부족국가 쯤으로 여기는 이 지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빛나는 공주 무령왕릉과 국립 공주·부여 박물관을 방문하고, 백제인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은 공주·부여 분들께 사과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7월 30일 이낙연 전 대표가 당대표 후보로서 경기도청을 방문했을 때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 제가 '이 후보님이 대선에서 잘 되면 좋겠다. 저는 아직 나이도 젊고 도지사 재선 카드도 있다'는 말씀드린 것이 기억날 것"이라며 "떡 주고 뺨 맞은 격"이라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또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전국적으로 고르게 압도적 1위였기 때문에 그가 이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한반도 역사 최초의 호남 중심 대통합을 이루고 망국적 지역주의를 끝내주십사 말씀드린 것"이라며 언론 인터뷰 원문을 공개하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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