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서울시가 26일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작업에 나선다. 유족 측은 기억공간을 보존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오전 7시 20분께 철거 관련 협조 공문을 들고 기억공간을 방문했다. 김 과장은 4·16연대 김선우 사무처장을 만나 공문을 전달하고 유족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족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빈손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지난 5일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앞두고 유족 측에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통보했다. 

김 과장은 취재진에게 "서울시에서는 가족들에게 전시물을 이관하고 반출되기를 협조 요청하는 문서를 갖고 왔으나 받지 않겠다고 해, 공문 요지를 구두로 말씀드렸다"며 "오늘 중으로 철거할 것이고 최대한 몸싸움 없이 원활하게 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애초 공사 시행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설치 당시부터 정해진 것으로, 예정됐던 행정 처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뒤엎을 순 없다"며 "정해진 행정절차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과장은 유족 측이 요구하는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위한 협의체나 태스크포스(TF) 구성 논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4·16연대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유족의 입장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새벽 이른 시간부터 기억공간 철거를 요구하는 우파 유튜버 10여명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거나 차도에서 진행되는 촬영을 제지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후문이다.  

서울시가 밝힌 기억공간 철거 시한은 이날까지다. 유족 측은 이에 반대하며 현장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