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놓고 전·현직 의원들 각자도생 분위기
경선 다가올수록 수위 높아질 듯, 새 계파 갈등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당내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당외 대권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내 인사들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갈라져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당내 '윤석열계 vs. 최재형계' 구도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예비후보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였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 이후 반등을 이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입당이 확정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감사원장 사퇴 이후 신속한 입당으로 여의도 정치에 발을 담군 최 전 원장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며 적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두 사람을 향한 전·현직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지지세 역시 확장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26일 40여명의 현역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윤 예비후보의 입당을 촉구했다. 사실상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이 중 윤 예비후보의 대권도전 선언식에도 참여하며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정진석·권성동·장제원·정점식·유상범·윤주경 의원 등 25명에 달한다. 이학재·이두아·박민식 전 의원 등은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아 힘을 보태고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미디어펜, 연합뉴스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 전 원장은 명단 공개를 반대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조해진·박대출·김용판·김미애·최승재·조명희·정경희 의원 등이 '최재형계'로 분류된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모임을 갖고 최 전 원장의 인지도 상승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전 의원은 상황실장으로 캠프에 투입됐으며,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최 전 원장 측이 당내 인사들의 윤석열 캠프행을 두고 ‘불공정’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최 전 원장 측 김영우 상황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먼저 입당하고 나서 당직자들 이름이 캠프 조직도에 올라가는 게 순서인데 욕심이 과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윤 예비후보의 친구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윤 대 반윤'으로 언론에서 갈라치기를 하는데 적절치 않다"며 "'친윤'이 우리 당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믿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겠다는 건 민주정치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특히 경선 일정이 다가올수록 신경전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 캠프가 본격적인 진용을 갖추고 경쟁에 박차를 가할수록 상대방을 향한 견제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어 "최근 계파 논쟁 불거지며 당이 분열될 위기에 처했다"며 "제가 윤 전 총장을 만났을 때 '대동소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처럼 저희가 공유하는 부분이 95%이고 다소간 이견이 있는 것이 5% 정도다. 대선주자 간 이야기를 통해 다른 점만 부각되는 상황이 지속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