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이스라엘을 연장 승부치기 끝에 누르고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승리로 가는 과정은 답답해 올림픽 2연패의 길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9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이스라엘을 맞아 9회까지 5-5로 비겼다. 연장 승부치기에서 한국은 양의지가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아 6-5로 이겼다.

   
▲ 사진=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 SNS


어쨌든 첫 경기에서 승리를 신고한 한국은 오는 31일 미국과 2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선발투수로 등판한 원태인이 2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타선이 1회말 1사 2루, 2회말 2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놓치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자 원태인이 3회초 이안 킨슬러에게 2점 홈런을 맞고 0-2로 리드를 빼앗겼다.

잠잠하던 한국 타선에 불을 지핀 것이 오지환의 홈런포였다. 4회말 2사 후 강민호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오지환이 날카로운 스윙으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4회부터는 최원준이 등판해 이스라엘 타선을 5회까지 꽁꽁 틀어막았다. 하지만 최원준도 6회초 2사 1루에서 실투를 던져 라이언 레반웨이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이스라엘이 다시 4-2로 앞서갔다.

한국도 다시 홈런포로 반격했다. 7회말 이정후와 김현수가 백투백으로 솔로 홈런을 날려 4-4 동점을 만들었다.

   
▲ 사진=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 SNS


계속해서 2사 2루 찬스를 만든 다음에는 오지환이 또 해결사로 나섰다. 오지환이 힘차게 받아친 공이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가 돼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대로 한국이 리드를 지킨 채 경기를 끝냈으면 오지환은 완전 영웅이 됐을 것이다.

한국의 한 점 차 리드가 9회까지 이어지자 '끝판대장' 오승환이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다. 믿었던 오승환이 1사 후 레반웨이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맞아 5-5 동점이 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 승부치기에서 결국 한국이 최종적으로 웃었다. 무사에 주자 1, 2루를 두고 10회초 수비에 나선 한국은 오승환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 동점 홈런 허용으로 마무리 실패를 한 것을 만회하는 역투였다.

10회말 한국은 보내기 번트와 오지환의 내야 플라이 아웃, 허경민의 사구로 2사 만루 찬스를 엮었다. 여기서 양의지가 유니폼을 스치는 행운의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끝내기 점수를 뽑아냈다. 다소 머쓱하긴 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승리의 기쁨을 나눴고, 이스라엘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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