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카드결제비율 2%, 손보사 16%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금융당국이 신용카드로 보험료 납부를 거부하는 보험사를 상대로 이를 방지토록 지도할 방침이다. 
   
▲ 금융당국은 조만간 보험료 카드납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보험사들을 지도할 예정이다./뉴시스
13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율 부담을 이유로 보험료 카드납입을 거부하거나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납부하게 하는 등 카드납부를 사실상 기피해왔다.
 
실제 김상민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전체 보험료 카드결제비율은 2%대였으며 손해보험사의 경우 16% 수준이였다.
 
특히 교보생명, 푸르덴셜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PCA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6개사는 카드로 보험료 납입을 할 수 없으며 농협생명, 삼성생명, IBK연금보험은 보험료 카드결제는 가능하나 결제율은 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카드결제를 받는 보험사들의 경우에도 서류 등과 같은 추가적인 요구, 고객이 매달 콜센터에 연락을 통해 납부해야 하거나 처음 계약시에는 카드를 받았다가 2번째 납부부터 카드를 받지않는 등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불만과 민원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에서는 보험료 카드납부 거부와 관련한 실태점검에 나섰으며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은 보험사는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지 않은 보험사의 경우 당사자간의 계약이고 가맹점 계약을 맺었다 하더라도 보험 상품 성격에 따라 카드납입 여부를 정하는 것은 보험사와 카드사의 가맹점 계약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당국에서 규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카드납입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특별한 사유나 상품약정 제한없이 거부하는 경우 소비자들의 불편, 부당이 없도록 지도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해당 사안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해 개선방향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카드결제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카드수수료율 때문이다. 보험사와 카드사간의 계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카드납부로 인해 보험사가 카드사의 지불해야하는 수수료율은 2% 중후반 정도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카드사에 지불해야하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은 사업비에 반영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을 통한 자동이체 수수료는 건당 50~100원 정도이지만 카드 수수료율은 2% 중후반대로 부담이 크다""또한 보험료 납부에 있어 자동이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카드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의 선택권도 중요하지만 카드납입을 이용하려는 소수의 고객들에 의해 전체 보험료 인상이 된다면 다른 형태로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에게까지 전가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드업계에서는 적정원가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수수료율 부담으로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은 보험사의 핑계에 지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가 많이 바뀌고 투명해졌다""수수료는 카드사가 대금을 받아주기 때문에 연체리스크를 떠안게 되면서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고 원가에 대한 적격비용을 산정해 부과하는 것인데 수수료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높은 카드 수수료율로 인해 보험료 인상의 소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기존의 카드납입 이용 고객들에게도 거부하거나 불편을 겪게하는 것은 문제이고 카드사도 수수료율 문제에서 한발 물러설 필요가 있다""보험사와 카드사로 인해 소비자 선택권만 제한받고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