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30대 이하 비중 40.7%…스마트바잉으로 재평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30대 이하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아파트 매수 심리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집값이 고점이라며 ‘패닉바잉’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주택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서 ‘스마트바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240건으로, 전달(5090건)보다 16.7% 줄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2월 8764건에서 올해 1월 5945건, 2월 5435건, 3월 4495건, 4월 4194건으로 감소했다. 5월에 5090건으로 소폭 올랐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령대별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는 30대가 1491건(35.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1092건, 50대 598건, 60대 359건, 70대 이상 261건, 20대 이하 233건 순이다. 30대와 20대 이하 거래가 총 1724건으로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이들의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44.7%로 최고점을 찍은 후 4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대문구(52.2%)와 성북구(51.0%), 강서구(50.6%) 등 3개 자치구에서 30대 이하의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노원구(49.1%), 중랑구(48.4%), 영등포구(48.3%), 성동구(47.2%), 중구(46.9%), 마포구(44.9%), 강북구(42.6%), 관악구(42.1%), 동대문구(41.8%), 금천구(40.0%) 등 10곳에서도 40%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서초구에서도 30대 이하 비중이 29.9%, 28.4%로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과 출퇴근이 쉬운 지역으로 주택 매수가 몰린 모습이다. 전세난, 집값 상승, 매물 부족 등의 사태가 계속되면서 30대 이하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집값이 고점이라는 경고를 남기며 추격 매수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미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매수수요와 유동성 증가 등 집값 상승 요인이 여전하며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도 진행 상황이 더디기 때문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부동산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객관적 지표, 시장 상황 등을 보며 진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사업의 진행 상황이 가시적이지 못하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진 상황이다”며 “그동안 영끌, 빚투 등 패닉바잉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지만, 오히려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스마트바잉으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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