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분할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 초점…불활실성 변화 앞당겨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대자동차·SK·LG가 사업재편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총수들이 각 그룹의 업그레이드 전략을 주도하면서 성장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SK, LG의 굵직 한 사업재편 전략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사 제공

세 그룹은 인수, 분할, 조인트벤처, 사업 종료 등으로 미래 사업을 재정비 하면서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재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총수와 그룹사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대면경제 확산 등 과거와 다른 패러다임이 정착되면서 경영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SK, LG는 총수가 혁신 전략 중심에 서면서 의사 결정 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수합병(M&A), 지분인수, 공동 투자 등 책임경영이 필요한 상황에서 총수들이 전략적 선택을 주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사업구조 혁신 등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의지가 필요하다"며 "코로나 이후 불투명해진 시장 상황도 이 같은 전략적 변화를 앞당겼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 보다 속도감 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총수의 결단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성장전략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절차를 마무리 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확장될 로봇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전기·수소차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 대응 전략에서도 빠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고성은 전기차 업체 리막 지분 투자 등 압축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주력 계열사들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결정했다. 앞으로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와 BaaS,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을 담당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1500억원)에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낸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SK는 수소 등 미래 에너지, 통신사업의 융복합을 통해 차별화 경쟁력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도 구광모 회장을 주축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LG는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고, 올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장을 정조준하며 지난달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LG는 장기적자에 허덕이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올해 과감하게 정리했다.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 개발을 포기하고, 통신관련 특허 등을 활용해 신사업과의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삼성은 현대차·SK·LG에 비해 조용한 모습이다. 2016년 11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후 대규모 M&A가 없고, 미국 반도체 제2공장 최종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에 복귀하면 대규모 투자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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