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에 주식거래기능 도입…지방선 “자산관리‧비금융정보 제공”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들의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의무화 시기가 내년 1월로 연기된 가운데, 은행들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도와주는 한편, 주식거래와 투자정보 서비스를 도입해 은행과 주식거래 업무를 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 시중은행 대출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업자인 IBK기업은행은 계열사인 IBK투자증권과 연계해 주식거래 서비스인 ‘i-ONE 주식매매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뱅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아이원 뱅크(i-ONE Bank) 개인’에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주식매매서비스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축해 간편하게 국내 주식과 ETF 거래를 할 수 있다. 또 기업정보, 시장현황 등 투자정보를 그래프로 표현해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은 스마트뱅킹으로 IBK투자증권 주식계좌를 개설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기은 관계자는 “IBK 개인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IBK투자증권과 함께 주식매매서비스를 오픈했다”며 “앞으로도 IBK금융그룹의 디지털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고객 친화 서비스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기은이 IBK투자증권과 손잡은 건 대국민 주식열풍에 힘입은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IB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지난해에 견줘 43.1% 폭증해 IBK금융그룹의 순이익 증대에 한몫했다. 단순 은행업무만 보려던 고객들이 뱅킹앱에서 주식거래를 함께 함으로써 이용자와 체류시간 증가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자산관리서비스인 ‘내자산연구소’ 서비스를 개선해 금융정보를 카드·증권·보험 등 타 계열사로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달 중 서비스를 개선하는 한편, 다음달에는 고객에게 전달하던 자금관리리포트를 새롭게 출시한다는 전언이다. 그 외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은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 개시를 오는 12월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금융권에서도 마이데이터 사업은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승인받은 JB금융그룹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연내 지역민‧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개인 맞춤형 종합 금융비서’로서 고객들이 효율적인 소비와 지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은행은 뱅킹앱에 보유자산 특성에 따라 △현금·계좌 △투자 △대출 △소비 △보험 △연금 등 6개 항목으로 분류해 타 금융회사의 자산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지역화폐와 결합한 ‘우리 동네 최적혜택 길잡이’ △정책지원금 알림기능 등 마이데이터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BNK금융그룹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취득한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과의 제휴로 서비스 개시를 노리고 있다. 두 은행은 ‘BNK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자산관리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 △비금융정보 제공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마이데이터산업은 고객의 전송요구권 행사에 따라 분산된 개인신용정보를 제공받아 해당 고객에게 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뜻한다. 개인신용정보를 대량 집적하는 만큼 엄격한 보안체계를 갖춰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IT 인력 확보 문제를 고려해 마이데이터 API 의무화를 내년 1월 1일로 유예했다. 금융권은 오는 11월30일까지 API를 구축해 12월께 실질적인 대고객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