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내세운 4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량이 급감했다. 기존 1∼3세대 가입자의 전환도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높은 진료비 자기부담 비율과 병원 이용에 따라 적용되는 할인·할증제도가 할인에 비해 할증을 지나치게 높게 부과하는 것이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 표=금융위원회


4일 지난달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 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한 달간 판매량이 총 6만2607건으로 집계됐다.

신규 건수는 5만2108건이었으며, 기존 가입자 가운데 전환한 건수는 1만499건 수준이다. 

지난 6월 3세대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가 몰린 것과 비교하면 각 사의 4세대 출시 첫 달 판매량은 한 달 만에 30% 미만으로 격감했으며, 일부 보험사는 지난달 4세대 실손 판매량이 6월 3세대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선 3세대 실손보험에 비해 높은 진료비 자기부담비율과 높은 할증률을 4세대 실손보험 판매량 급감의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4세대 실손 가입자의 경우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타지 않았다면 다음해 보험료가 5% 수준이 할인되지만, 반대로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을 넘게 되면 보험료가 네 배 수준까지 올라 병원을 많이 이용하는 가입자의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보험사 역시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로 인해 가입 문턱을 높이며 판매를 소극적으로 이어가는 것 역시 가입률 저조에 한 몫을 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의 경우 최근 2년간 진료 경험이 있거나 각종 보험금 합산액이 일정액을 넘으면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기 위한 극적인 요소가 없다"며 "다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는 내년 초를 기점으로 4세대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일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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