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사력을 다해도 안되는 일이 있다. 한국 여자배구가 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승 진출을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지만, 브라질은 너무 강력했다. 완패를 당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에서 브라질에 세트스코어 0-3(16-25 16-25 16-25)으로 졌다.

결승행 문턱을 넘지 못한 한국은 이제 3-4위전에서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는 유럽 강호 세르비아다. 세르비아는 이날 4강전에서 미국에 0-3으로 패했다. 한국-세르비아의 동메달 결정전은 대회 폐막일인 8일 오전 9시에 열린다.

2012년 런던올림픽 우승팀 브라질은 미국과 결승에서 격돌해 금메달을 다툰다.

   
▲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SNS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이변에 가까운 4강 돌풍도 브라질의 파워 배구 앞에서는 잠잠해졌다. 주장 김연경은 여전히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을 격려했지만 기량 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이 10점, 박정아가 10점으로 분전했지만 이 정도 화력으로는 브라질을 감당할 수 없었다.

지나친 부담감 탓인지 한국은 1세트 초반 공격 범실과 리시브 불안을 드러내며 점점 브라질에 밀렸다. 브라질의 강타에 몸을 던지는 수비를 해도 한국 코트에 떨어지는 공이 많았다.

라바리니 감독이 타임아웃을 요청해 분위기를 바꿔보려 애썼고, 한국 선수들이 적극적인 블로킹과 빈자리를 노리는 연타로 추격해 한때 12-15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공격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웬만한 강타는 걷어올리는 수비력도 탄탄했다. 잇따른 디그로 찬스를 만들면 스파이크가 불을 뿜으며 다시 점수를 쌓아 25-16으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한국은 2세트 들어 강한 서브를 앞세워 초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7-7, 10-10 등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하지만 브라질의 블로킹에 공격이 가로막히고, 상대 강타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내리 5실점하며 다시 승기를 빼앗겼다. 선수 교체를 통한 분위기 반전도 통하지 않았고 서브 리스브까지 불안해지면서 2세트도 내줬다.

연속해서 세트를 빼앗긴 한국은 어떻게든 만회를 하기 위해 더욱 부지런히 코트를 뛰어다니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높이와 힘에서 모두 열세에 놓여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어느새 11-21로 10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은 패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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