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 슬픔에 잠긴 마을  

모든 것을 정지시킬 만큼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평화롭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시골마을엔 무더위를 뚫고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온 마을 사람들의 애정을 받으며 자라온 16살 김 군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입을 모아 죽을 이유 하나 없는 아이라고 말했다. 김 군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가 나무랄 거 하나 없는 아이였어요. 하루에 열 번 지나가면 열 번 인사하고 너무 착했죠." - 제주시 조천읍 주민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 다락방의 침입자들 

올해 중학교 3학년이던 김 군은 지난 7월 18일 밤, 자신의 집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을 하느라 늦은 시간 귀가한 김 군의 엄마가 아들의 시신을 발견한 것이다. 발견 당시 김 군은 양 손과 발이 테이프로 결박되어 있었고 코와 입도 숨을 쉬지 못하게 테이프로 봉인되어 있었다고 한다. 

부검을 통해 밝혀진 직접적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김 군의 목에는 목 졸림으로 인한 상처가 깊고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게다가 머리 쪽에는 10회 이상의 강한 충격으로 생긴 손상들도 발견되었다.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인 소년을 잔인하게 숨지게 한 살인사건. 범인은 누구였을까?

"항상 했던 말이 '나는 네 새끼, 네가 제일 사랑하는 네 새끼 죽이고, 너 죽이고, 그 다음에 내가 맨 마지막에 갈 테니까…' 또 겁을 주기 시작하는 거예요." - 피해자 김 군 어머니

곧 세상에 드러난 사건의 실체는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김 군을 살해한 범인이 두 달 전까지 김 군의 가족과 함께 살던 새아버지 백광석(48세)과 그의 지인 김시남(46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3년 동안 한 집에서 살며 아버지와 아들로 지냈을 백 씨와 김 군. 이 가족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비극은 새로운 가정을 꾸린 김 군의 엄마와 백 씨, 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부 사이의 갈등은 백 씨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사건이 발생하기 몇 달 전부터 김 군과 그의 어머니를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폭행했다는 백광석. 폭력의 수위가 높아지자 이를 견디다 못한 모자는 지난 7월초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백 씨의 협박은 현실이 되어 김 군은 목숨을 잃었다.  

▲ 계획된 범죄인가? 우발적 살인인가?

"범행 인정하십니까?" (백광석) "네. 죄송합니다."
"계획 범행 인정하세요?" (백광석)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백광석은 검거 이후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성은 부인하고 있다. 애초에 살해할 마음이 없었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김 군이 숨지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수 차례 모자를 협박해 왔음에도 계획범죄는 절대 아니었다는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아니면 '고의성' 여부에 따라 처벌 수준이 크게 갈리는 살인죄에서 중형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거짓말인 걸까? 

취재 결과, 백 씨는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들을 괴롭혀 보복 범죄로 처벌받는 등 이미 전과 10범의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비슷한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온 그의 범행을 왜 막을 수 없었던 걸까?


오늘(7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다락방의 침입자들-제주 중학생 살인사건의 진실' 편으로 함께 살던 16살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새아빠 백광석의 범행 이유를 파헤친다. 주변 탐문과 CCTV 영상,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통해 범행 당일의 상황을 분석하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또한 가해자의 집요하고 반복적인 범행으로 피해자에겐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줄 수 있는 가정폭력 범죄의 위험성을 되짚어보고, '신변보호제도'의 제도적 허점을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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