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복귀 가능성…불확실성 늪 빠진 삼성은 안도
재계, 경제 전반에 긍적적 영향…사면 요청 가능성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삼성과 경제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삼성의 미래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광복절 기념일 가석방 대상자에 이 부회장을 포함했다. 이 부회장은 일요일인 광복절에 앞서 13일에 출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경기도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계에서는 일단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기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취업에 제한을 받을 수 있고, 입출국 시에도 법무부 승인이 필요하지만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강력하게 요청해 왔다. 사면은 남은 형의 집행을 즉시 면제해주는 제도로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사면을 받으면 법적 제한이 풀리면서 곧바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가석방과 별도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재차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5단체장은 오는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경제단체장들은 경제 현안을 논의하면서 이 부회장 사면 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삼성은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총수부재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속도감 있는 미래 전략 추진이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미래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이 우선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반도체 시장 패권을 두고 미국 인텔과 대만 TSMC가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파운드리 사업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생산 공장 5개를 추가 건설 계획도 밝혔다.

인텔도 파운드리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 경쟁구도는 삼성전자, TSMC, 인텔의 3파전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투자 결정을 수 개월째 내리지 못하고 있고, 2017년 이후 눈에 띄는 M&A도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 미국 투자 결정은 물론, 추가 투자 계획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조기에 추진될 수도 있다. 앞서 엔비디아(ARM)·AMD(자일링스)·SK하이닉스(인텔 낸드사업부) 등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유망 기업 인수에 나섰다. 퀄컴도 최근 스웨덴의 자동차 부품업체 '비오니어' 인수 입찰에 가세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3년 내 의미있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5G·전장 사업 등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M&A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총수가 돌아오면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뒤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1등 전략 등 미래 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최고경영자(CEO) 선에서 과감한 혁신 전략을 내놓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돌아오면 성장 전략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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