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미디어펜=조항일기자]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동. 최근 서울 도심에서 이곳만큼 뜨거운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번번이 안전사고가 이어져 몸살을 앓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제2롯데월드 출입문 이탈로 또 다시 방문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방문객이 직접적으로 다친 사고에 대해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전적으로 책임지고 배상해야하며 재발방지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제2롯데월드 사고가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지는데 문제가 있다.

제2롯데월드 출입문 이탈과 건물 윗 천장에서 내부 소품이 떨어져 방문객이 다치는 사고가 건물 구조 자체의 문제로 발생한 것일까. 사회 일각에선 이러한 과대해석이 불거진 데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제2롯데월드는 개장 전부터 온갖 루머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았다. 특히 지난해 여름 발생한 싱크홀 사태나 석촌호수의 물빠짐 현상 등이 제2롯데월드 탓이라는 유언비어에 이미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에 대해 국내 유수의 전문가들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한 안전점검단은 이러한 현상들 이 모두 제2롯데월드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한 매체에서 보도한 건물 진동 현상 역시 기자가 직접 가봤을 때 거의 느끼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 제2롯데월드 출입문 이탈로 또 다시 위기에 빠진 롯데/사진=뉴시스

당시 문제가 됐던 진동은 의류매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공조실과 직접 연결된 조명레일의 흔들림으로 인한 것이었지 구조체 자체의 떨림은 아니었다.

논란이 발생한 해당 매장의 바닥과 경량벽체의 진동수치는 각각 0.56gal, 2.3gal로 국제표준기구의 바닥진동기준(ISO 10137) 4gal보다 낮은 기준치 이내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자연스러운 현상이 건물의 진동으로 둔갑한 것이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해프닝이었다. 이 잔상을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언론이다.

최근 제2롯데월드 토목설계를 맡은 영국 에이럽(ARUP)사의 홍콩지사 부사장 제임스 시즈 왕초가 한국을 방문해 건물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2롯데월드를 현재 세계 최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레이트 수도에 지어진 버즈할리파에 비견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번 의혹을 가진 국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제거되지 않고 있다. 이미 그들은 귀를 닫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 없다.” 이 말은 걱정할 것도 없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 말이 가장 끔찍한 악몽이 될 수 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개선할 방향을 찾고 나아갈 길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 건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매번 “아무 문제 없다”고 해명하는 그 자세가 국민들에게는 문제로 비춰진다. 서울의 랜드마크라는 야심을 꿈꾸기 위해 이제는 변해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