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제외 18곳 순익 2.1조↑…ROA·ROE도 산은 효과 톡톡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산업은행의 비경상적 이익 급증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대비 4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산업은행 본점 / 사진=산업은행 제공


은행들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대거 불어난 반면, 비용은 크게 줄어들면서 순이익 급증에 기여한 모습이다. 특히 산은이 HMM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했고, 대우조선 주식 평가이익과 한전 배당수익 등이 겹치면서 순이익 증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0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 8000억원 대비 4조원 급증했다. 

부문별로 일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4조 7000억원에서 1조 4000억원 증가한 8조 6000억원을 거뒀다. 시중은행이 1조원 증가한 5조 2000억원, 지방은행이 1000억원 증가한 7000억원으로 나타났고, 손익분기점을 횡보하던 인터넷은행은 1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2조 1000억원에서 2조 6000억원 급증한 4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산은은 나홀로 2조 2000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만에 1조 8000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산은은 이 기간 HMM CB 전환권 행사에 따른 차익으로 1조 8000억원을 얻게 돼 총 1조 7000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이 외 영업외이익으로는 대우조선 주식 평가이익 5000억원, 한전 배당수익 3000억원 등 1조 1000억원을 거뒀다. 

   
▲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현황 /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항목별로 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증가로 1조 7000억원 불어난 22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이 1.44%로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고,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세가 지속된 덕분이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 3000억원 증가한 5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산은을 제외한 집계치로 보면 비이자이익은 4000억원 줄어든 2조 7000억원에 그쳤다. 부문별로 유가증권관련이익과 외환·파생상품관련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6000억원 4000억원 줄어든 반면, 수수료이익과 신탁관련이익은 각각 1000억원 증가했다. 

영업외이익은 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 2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산은을 제외한 18개 은행만 놓고 보면 오히려 1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11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건비가 비용 순증에 영향을 미쳤다. 대손비용은 대손충당금 누적적립액 확대 등의 영향으로 1조 3000억원 줄어들면서 2조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비용은 순이익 증가로 지난해보다 1조 3000억원 증가한 3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손익비율도 산은 효과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권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상반기 0.48%에서 0.34%포인트(p) 상승한 0.83%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지난해 상반기 6.50%에서 4.61%p 상승한 11.11%를 기록했다. 

하지만 산은을 제외한 18개 은행을 기준으로 하면 ROA가 0.63%, ROE가 9.20%로 각각 0.14%p, 2.20%p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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