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종목은 단일가로 30분에 한 번씩 거래…등락폭 제한 없어 '묻지마 투자' 성행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 11일 정리매매를 시작한 팍스넷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탓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상장폐지 결정된 팍스넷은 오는 20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팍스넷은 최근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오는 20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투자자가 7거래일 동안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사실상 주식 보유자들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이로써 지난 2016년 8월 1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팍스넷은 상장 5년만에 증시에서 퇴출된다. 이 회사의 주권 거래는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의견거절을 받고 지난해 3월 23일부터 정지됐다.

팍스넷은 지난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된 메신저 '쉬(Shh)'의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9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85억원의 영업손실, 2021년 1·4분기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전계속사업손실은 2019년 385억원, 2020년 272억원에 달한다.

정리매매가 시작되면서 팍스넷의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리매매 종목의 특성 때문이다. 

정리매매 종목은 단일가로 30분에 한 번씩 거래되나 가상화폐처럼 등락폭에 제한이 없다. 투자자들은 저점에 들어갔다 고점에 나오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정리매매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외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도 퍼져 있다. 

실제 팍스넷은 정리매매 첫날인 11일 장중 60%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둘째 날인 지난 12일에는 장중 46.34% 오른 1200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800원까지 떨어졌다. 

시간 외 매매에서도 낙폭을 키웠다. 지난 12일 오후 6시 기준 팍스넷의 주가는 종가 대비 32.56% 내린 607원에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량은 207만1194주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투자자들이 ‘한탕주의’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정리매매는 가격제한폭이 없어 단기 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기 마련”이라면서 “일종의 폭탄돌리기라고 볼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루에도 예측할 수 없는 큰 폭의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상장폐지 후 장외시장가도 반드시 오른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기존 주주 외 신규 투자자 자금 유입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13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팍스넷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7원(25.22%) 내린 673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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