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0.39% 오르면서 4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집값이 고점이라는 정부의 경고에도 수도권 아파트는 4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방 아파트값까지 상승폭이 커지면서 전국 아파트 가격은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30% 올랐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기록된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그동안 상승률이 낮았던 지방까지 상승의 불길이 번졌다.

특히 수도권은 지난달 셋째 주부터 4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3~4주 0.36% 상승한 데 이어 지난주 0.37%, 이번주 0.39% 올랐다. 서울은 0.20% 올라 상승폭을 유지했지만, 인천(0.37%→0.43%)과 경기(0.47%→0.49%)는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은 여름 휴가철 비수기·코로나 확산으로 거래활동은 감소했지만, 규제완화 기대감 있는 재건축과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경기에서는 GTX 등 교통 기대감 있는 지역 위주로 안성시(0.94%), 오산시(0.88%), 군포시(0.80%) 등이 올랐다. 인천은 교통개선 기대감 있는 연수구(0.63%)와 청라의료복합타운·신세계 스타필드 등 개발사업이 예정된 서구(0.47%)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부산(0.24%→0.28%)이 상승폭이 커졌으며, 대전(0.27%)과 광주(0.22%), 울산(0.21%), 대구(0.07%)는 상승폭을 유지했다. 도 별로는 충북(0.30%→0.34%), 충남(0.25%→0.26%), 강원(0.22%→0.23%), 전북(0.21%→0.23%), 경북(0.12%→0.21%)이 전주보다 상승폭이 올랐다. 전남은 상승폭을 유지했으며, 제주(0.69%→0.53%)와 경남(0.20%→0.18%)은 상승폭이 줄었다.

정부는 수차례 ‘집값 고점’을 경고했음에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고 남양주 군부지 등 수도권 국유지를 활용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신도시, 남양주 진접2지구, 성남 복정1지구에서 사전청약을 진행한 결과 4333가구 모집에 9만3798명이 몰리면서 평균 2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10만명 가까이 몰리면서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대부분 물량은 소형평형이기 때문에 중형 크기 이상의 주택매수수요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공급물량을 크게 뛰어넘는 청약 수요가 나온 것은 그동안 정부가 공급부족 문제는 없으며 규제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던 정책 기조가 현실과 동떨어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주택공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 차가 있어 현재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긴 어려운 상황이다”며 “여기에 전세매물 부족까지 가중되면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무주택 실수요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어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가 이끄는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