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우리가 위험부담 안을 필요 있나, 자체 멤버십 활용할 것"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먹튀 논란에 휩싸인 ‘머지포인트’가 올 연말을 목표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제휴사들은 의심의 눈초리가 깊다. 

13일 머지포인트 앱을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한 대표의 편지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법적 이슈가 없는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 해 당분간 축소운영한다”고 밝혔다. “오는 4분기(12월) 내에 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었지만, 해당 문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머지플러스 측의 계획대로 연내 정상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서비스를 축소해 재개하더라도, 소비자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대형 브랜드들이 이번 사태 이후 계약을 유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머지플러스가 운영하는 머지포인트는 당분간 음식점업에 한해 서비스를 축소 운영하고, 오는 4분기 안으로 서비스 정상화를 한다고 밝혔다./사진=머지포인트 홈페이지


A외식 브랜드 관계자는 “머지포인트가 사용처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제휴 브랜드를 늘린 것으로 안다”며 “사전에 보험가입 등 조치를 취해 가맹점 피해는 다행히 없지만, 머지포인트는 신뢰도에 완전 타격을 입었다. 우리가 위험 부담을 안고 추후에 또 다시 제휴를 맺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통신사나 신용카드, 자체 멤버십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B 브랜드 관계자는 “머지포인트가 얼마나 고객DB를 유지하고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때 가서 존속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신뢰도 문제 보다는 법적 절차나 위법성에 대한 문제를 깨끗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 앱은 소비자가 머지포인트를 상품권 형태로 구매하면 제휴업체에서 현금 대신 쓸 수 있는 방식이다. 머지포인트 앱에서 이미 할인된 프로모션 가격으로 포인트를 구매하고, 현장에서 결제할 때 중복 할인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6월 기준 대형마트, 편의점, 외식 프랜차이즈 등 200여개 제휴업체, 6만여개 가맹점이 머지포인트와 제휴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달 초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를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보고, 전자금융사업자 미등록 관련 위법성 검토에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머지플러스는 머지포인트를 ‘상품권 발행업’이라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전자금융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머지플러스 측은 지난 11일 오전부터 대부분의 가맹업체에 '서비스 중단'을 일방적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지포인트 가맹업체 대부분이 지난 11일부터 거래가 중지됐다. 

일부 소비자들이 머지포인트에 아직 남아있는 가맹점 또는 이번 사태를 아직 인지하지 못한 가맹점을 찾아 남아있는 금액 소진에 나서면서 ‘폭탄 돌리기’ 확산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과 SPC그룹 내 계열사(파리바게뜨·베스킨라빈스)와 롯데GRS(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도넛) CJ푸드빌 빕스 등, 이디야커피, bhc치킨 등 외식 브랜드로 머지포인트 피해 소비자들이 몰렸다. 

머지플러스는 “결론은 적법성을 갖추고, 전금업 등록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앱 서비스를 재개하는 것”이라며 “법적인 절차문제를 빠르게 해소하고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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