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세 감지...수출 확대에도 주력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 5년 새 153%↑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합성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감지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종근당 본사 전경./사진=종근당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CKD-701'(성분명 라니비주맙)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종근당은 앞서 임상 3상 시험에서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CKD-701과 루센티스와의 동등성을 확인했다. 루센티스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가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 바이오의약품으로 연 매출이 4조6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약물이다. 

종근당의 첫 바이오시밀러는 2018년 11월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네스벨'이다. 네스벨은 암젠과 교와하코기린이 개발한 빈혈 치료제 네스프(성분명 다베포에틴 알파)의 바이오시밀러다.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이듬해에는 일본 판매허가도 획득하면서 네스벨의 수출길은 본격적으로 열렸다. 

네스벨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알보젠의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로터스와 수출 계약을 맺고 대만,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3개국에서 허가를 진행 중이다. 오만 제약사 매나진과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오만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은 후 판매할 예정이다. 오리지널약의 유럽 특허가 만료되는 2023년 이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가 큰 유럽 진출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종근당에게 네스벨 수출국 확대는 의미가 깊다. 이 회사는 그간 국내 만성질환 치료제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국내 이 외에 다른 곳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기 힘든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국내에서 한정된 성장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스벨을 시작으로 CKD-701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후보물질 'CKD-506' 등이 안정적인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동아에스티는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함께 건선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를 개발 중이다. 스텔라라는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기준 약 8조6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특허는 미국에서 2023년 9월, 유럽에서 2024년 7월 각각 만료된다. 미국 임상 3상을 지난 1분기부터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에 이어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유럽 9개국에서도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임상 1상을 통해 스텔라라와의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을 많이 내놓는 만큼 앞으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며 "다만 경쟁 제품이 늘어나는 만큼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시밀러 수출 실적은 2016년 73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8500억원을 기록하며 153% 성장했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6.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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