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굴 속의 제왕의 단 한 마리다. 18시간을 거침없이 싸워온 야수들의 전쟁이 이제 끝으로 향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17일 마지막회만을 앞두고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머리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온 드라마인 만큼 결말에 대한 예측도 다양하다. ‘추적자’, ‘황금의 제국’에 이은 박경수 작가의 복수 3부작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16일 방송된 16회 역시 박정환(김래원)과 이태준(조재현), 윤지숙(최명길)의 머리싸움은 시시각각 다른 그림을 만들어냈다. 박정환의 아내 신하경(김아중) 검사를 차로 친 윤지숙은 혐의를 자신의 아들에게 덮어씌워 위기에서 빠져나갔다. 반면 정치인 로비 명단이 공개된 이태준은 검찰 간부들을 반 협박해 퇴임을 단 하루 미루는데 성공했다. 박정환의 분노는 병세를 이겨내지 못하는 듯 보였다.

   
▲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최선-윤지숙과 이태준의 몰락, 박정환의 승리

최선의 결말은 이태준과 윤지숙이 함께 몰락하는 것이다. 이미 갈데까지 간 이태준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는 마지막 하루를 윤지숙을 잡는데 모두 기울일 것이다. 자신의 비자금 내역까지 언론에 밝혀진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자’를 물고 지옥으로 함께 떨어지는 것이다. 물고 물리던 싸움은 결국 그의 자폭으로 끝난다.

윤지숙은 아들의 병역비리 자료를 없애려다 되려 아들을 뺑소니범으로 구속시켜버렸다. 그녀도 이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자신의 야심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온 그녀는 목적이 상실되자 폭주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이 생각한 흐름을 망쳐버릴 ‘신하경 뺑소니 사고’가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까지 등장한 소스로 이같은 결말을 유추하기에는 뭔가 미지근하다. 결정타가 빠진 느낌이다. 드라마가 잘 이어오다 마지막회에 급하게 마무리돼 아쉬움을 낳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박경수 작가만큼은 믿어도 된다. 시청자들이 실망하기 전에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핵심 카드 한 장을 힘차게 내려치지 않을까, 이게 광이 될지 피가 될지는 기다려볼만 하다.

차악-윤지숙의 몰락, 박정환 게이트 흐지부지

차악은 마지막에 박정환의 손을 잡은 이태준의 승리다. 윤지숙은 몰락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윤지숙은 공공의 적으로 부상했다. 결국에는 아끼던 후배를 차로 치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까지 저질렀다. 이호성(온주완)이 윤지숙의 아들을 방패로 끝까지 막으려 하지만, 박정환이 이호성의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를 공개하면서 모든 상황은 마무리되고 윤지숙은 구속된다.

윤지숙이 사라지면서 270억 비자금과 정치인 로비는 흐지부지된다. 이태준은 윤지숙의 구속영장에 싸인하는 것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다사다난했던 지난날들을 후회하면서 조용히 형과 함께 지냈던 고향으로 떠난다. 박정환은 가족들의 품에서 마지막을 맞는다.

   
▲ SBS '펀치' 방송화면 캡처

최악-박정환 패배, 권력의 희생양으로....

최악의 마무리는 박정환의 패배다. 윤지숙은 이호성의 도움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켜낸다. 이태준의 정치인 로비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박정환이 들고 있는 이호성의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를 넘겨받는다. 다시 이태준과 손잡은 윤지숙은 모든 혐의를 박정환에게 몰아넣은 뒤 박정환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한다. 박정환은 손쓸 새 없이 죽음을 맞는다. 권력에 대한 욕망과 힘의 대결에서 약한자는 패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여기서 다시 한 번 적용된다.

로맨틱은 성공적-박정환 심장은 신하경에게로?

18회에서는 윤지숙의 차에 친 신하경이 ‘심장손상이 심해 중태에 빠졌다’는 대사가 등장했다. 드라마 좀 봤다 하는 시청자들은 예상했겠지만, 마지막 순간에 다다른 박정환이 신하경에게 심장을 주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 결말이 최선이든 최악이든 사랑을 되찾은 남편이 아내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뜨거운 심장이다. [미디어펜=최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