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명 중 4명꼴 해외 고용…2018년부터 지속 감소 추세
팬데믹 장기화로 국내에 R&D시설, 생산기지 등 증설 가능성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지난해 기준 국내 주요 100개 대기업의 전세계 임직원 중 약 40%가 해외 사업장에서 고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임직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고용 전략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대기업 100곳의 최근 3개년 글로벌 고용 변동 현황 조사'에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7일 밝혔다.

   
▲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이번 조사 대상 주요 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제출한 100개 대기업이다. 통상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서는 국내 사업장에서 고용한 인력 규모만 알 수 있지만, ESG보고서에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인력 현황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대기업 100곳의 글로벌 고용 규모는 141만5496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139만7317명으로 1만 8000명 넘게 직원 수가 줄었고, 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 지난해에는 138만8408명로 더 감소했다.

지난해 고용된 인원을 국내외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63.3%인 87만9000여 명이 국내 사업장의 일자리였다. 37% 정도에 해당하는 50만 명 정도는 아시아, 유럽, 미주, 아프리카 등 해외에 진출해 있는 사업장에서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100개 기업에서 고용한 전세계 임직원 10명 중 4명 정도는 해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임직원 수가 1만 명 넘는 곳은 100곳 중 30곳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10만명 이상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국내 및 해외 사업장에서 일하는 임직원 수가 26만7937명이나 됐다. 현대자동차가 12만1403명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2019년 대비 지난해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린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직원이 증가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 2019년 국내외 사업장에서 일하는 전체 임직원 수는 6만6101명이었는데 지난해는 7만2800명 이상 수준으로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2931명), 삼성전기(1956명), LG전자(1917명), LG이노텍 (1294명), 롯데케미칼(1259명), 삼성SDI(1171명)도 1000명 이상 직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고용 변화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가 국내 사업장에서 고용한 인력 규모는 2019년 10만2059명에서 지난해 10만6330명으로 1년 사이 4300명 정도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해외 사업장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18만5380명에서 16만1707명으로 줄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전자는 글로벌 임직원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국내 임직원 수는 늘리는 정책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고용 전략 변화도 전망되고 있다. 물류비, 인건비, 관세, 전략적 판매 요충지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해외 국가에 직접 공장을 짓고 현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알반적이었으나 향후 국내에 더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 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을 장기적으로 겪으면서 국가 안전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해외보다는 국내에 핵심 R&D시설과 생산 기지 등을 더 많이 증설해 고용 창출과 유관 산업과 지역 발전에 좀더 유기적으로 기여하는 방안 등을 심도 깊게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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