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문상 행렬에 '촌철살인' 덕담 "역시 JP"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김종필(JP) 전 국무총리(89)의 부인 박영옥 여사(86)가 21일 숙환으로 별세한 가운데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눈물을 흘리자 딸 김예리 씨가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빈소를 찾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조문 후 김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누며 40분가량 머물렀다.

김 전 총리는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했는데 열어보니까 말기였고 반년 이상 지탱을 했지. 긴 거지…"라며 "(아내가) 건강했는데…. 내 65년 같이 살면서 한 번도 큰 병 앓은 일이 없었는데 아주 못 된 병에 걸려가지고. 그런데 아주 편안하게 숨을 거뒀어요. (나보다) 몇 발짝 앞서서 간 거죠"라고 김 비서실장에게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완구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김 전 총리를 위로했다.

이날 빈소에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찾아 조의를 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양승조 사무총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문 대표는 "얼마나 상심이 크신가. 정말 현대사에서 많은 일을 두분이 함께 겪으셨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그때 한 일을 돌이켜보면 아무 것도 없다. 내 묘비의 한 구절에 '이제 저 세상돼서 생각하니까 팔십구년에 내가 뭐를 남기려고 뭐를 했는지 아무 것도 없지 않으냐'고 썼다. 내 일찍이 정치인은 허업이라 그랬어. 정치인이 열매를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정치인이 먹는거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내가 허업이라 그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조문했다.

김 대표는 "열심히 하느라고 하는데 국민들 마음을 편하게 못 해줘서 송구스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아까 문 의원 다녀갔는데 각오가 대단하다. 박 대통령이 정상이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자리인데 잘 좀 도와드리십시오"라고 당부했다.

   
▲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가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빈소에는 심대평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정진석 전 의원 등 충청권 인사들은 온종일 번갈아가며 김 전 총리 옆을 지켰다.

이한동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수한 전 국회의장,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 김용환 전 의원, 김덕룡 국민동행 상임대표, 새민련 정대철 상임고문 등 원로 인사들도 빈소에 찾았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서청원 이인제 최고위원,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정두언 주호영 김영우 의원, 성완종 전 의원, 황우여 사회부총리,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병기 국정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새민련 우윤근 원내대표, 유인태 김영록 서영교 의원 등도 조문을 마쳤다.

이날 오전 10시께 빈소에 도착한 김 전 총리는 고인이 된 박영옥 여사의 영정사진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총리는 빈소 옆 작은방에서 문상객을 일일이 맞았고 입관식을 지켜본 뒤 저녁 9시20분께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