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가치 높게 평가…'종속' 우려보다 '공생' 통한 수익 기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금융권이 금융권 최대 숙제 중 하나인 '디지털화'를 두고 대형 핀테크업계와 손을 잡으며 혁신에 나서고 있다. 5대 금융지주가 핀테크와의 협업을 '종속'으로 인식해 자체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빅테크업체로 불리는 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파이낸셜 외 디지털 플랫폼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사 상품을 플랫폼에 론칭하고 있다. '지방'에만 국한되는 브랜드가치를 전국으로 넓히는 한편, 고객층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BNK부산은행은 지난달 13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핀테크기업 베스트핀과 주택관련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사진=부산은행 제공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 계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대출비교 플랫폼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중은행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부산은행은 핀테크기업인 베스트핀과 주택관련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베스트핀이 올 하반기 오픈하는 주택 대출비교 애플리케이션 '담비'에 'ONE 아파트론' 등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론칭할 계획이다. 

경남은행은 올해 들어 종합자산관리앱인 핀셋N과 알다에 잇달아 BNK모바일신용대출과 BNK모바일신용대출플러스를 론칭하면서 타지역 고객층을 섭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총 10곳의 핀테크 업체와 제휴해 동일 상품을 판매한 데 이어 판매채널을 넓힌 것이다.

핀셋N과 알다의 '대출비교하기'는 고객의 신용도·소득 등 금융정보로 대출상품을 비교·분석한 후, 최적의 대출상품을 추천해 준다. 또 대출 신청부터 상환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경남은행은 최근 종합자산관리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후 적합한 상품을 가입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 DGB대구은행은 지난 23일 카카오페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출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지역화폐 등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DGB대구은행은 자사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IM뱅크에 토스·카카오페이·페이코·CJ·리브메이트·페이북·핀크 등과 적극적인 제휴를 맺으며 플랫폼 전국화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카카오페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출 △자산관리 △마이데이터 △지역화폐 등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비대면 중금리대출 등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여신지원을 강화하고, 자본시장 부문 협력을 강화해 MZ세대 등 금융소비자들의 자산관리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 대출비교 서비스 핀테크 기업인 핀다에 지난 5월 입점해 'IM직장인간편신용대출'과 'DGB쓰담쓰담간편대출' 등 2종의 신용대출 상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 사진 왼쪽부터 전연수 전북은행 부행장, 권오진 부행장, 서래호 네이버 파이낸셜 금융사업 책임리더, 김지식 법무정책 책임리더 / 사진=전북은행 제공


JB금융그룹 계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 네이버파이낸셜·토스와 제휴를 맺으며 디지털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타 은행들과 달리 디지털 신기술과 수평적 기업문화를 도입하는 데 주력한 모습이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28일 네이버 파이낸셜과 디지털금융 서비스 개발 및 비대면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디지털 금융서비스 고도화 및 금융 혁신을 위한 기술 협력 △금융상품 기획, 금융서비스 및 마케팅 제휴 △상호 공동발전을 위한 포괄적 협력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전북은행은 이번 제휴로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 소외계층에게 전파하는 한편, AI기반 챗봇, 콜센터, FDS 등 디지털 혁신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찾아 핀테크의 기업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광주은행 제공


광주은행은 토스와 긴밀한 공조를 이어오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2019년 9월 토스와의 협약으로 제1금융권 최초로 토스 앱에서 '모바일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시행했다. 뒤이어, 입출금계좌 거래내역 알림서비스와 예적금상품 개설시 토스머니 지급 등의 이벤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광주은행은 핀테크의 수평적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토스와 인적교류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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