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지난 2012년 발의된 뒤 여야 대립으로 계류됐던 부동산 3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불어터진 국수”라고 비유하며 늑장 처리를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나 2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참 불쌍하다”며 “지난해 부동산 3법이 어렵계 통과됐는데 비유를 말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말했다.

   
▲ 부동산 3법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야당이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특위 행보로 볼때 이들의 손을 들어줄 국민들은 많아보이지 않는다./사진=뉴시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것(불어터진 국수)을 그냥 먹고도 우리 경제가 힘을 좀 내 가지고 꿈틀꿈틀 움직이면서 활성화되고 집 거래 역시 많이 늘어났다”며 “(법안이 제때 통과해) 불어터진 국수가 아닌 아주 좋은 상태에서 먹었으면 얼마나 힘이 났겠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앞으로는 제때 그런 것을 먹일 수 있도록 중요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된지) 1년이 넘은 것도 많지만 힘을 합쳐 통과 시키고 우리도 더욱 노력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불어터진 국수’ 발언에 야당은 또 다시 박근혜 대통령이 ‘남탓’을 하고 있다며 비난을 가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비유며 무책임한 현실 인식”이라며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회로 돌리는 전형적인 책임전가성 발언”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정세균 새민련 의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제발 국수가락보다 더 불어터진 국민들 속도 좀 살피시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당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부동산 3법 통과에 번번히 이의를 제기하며 지난해 말까지 국회 통과 무산위기에 빠뜨린 장본인 정당으로써 비난을 피해가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말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영, 재건축이익환수제 폐지, 재건축조합원 1인1가구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부동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와중에도 일부 야당 의원들은 끝까지 연내 통과를 반대해 왔다.

김상희 새민련 의원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미비하기 때문에 법안 통과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새민련 의원 역시 "국토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만 신경 쓴 나머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은 소홀했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은 서승환 장관의 반대가 가장 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여야는 부동산 3법 통과시킨 뒤 포함되지 못했던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민주거복지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민을 위해’라며 법안 통과를 반대했던 야당의 움직임은 미온적이었다. 법안 통과 일주일이 지난 후까지도 특위 참여 의원들이 없는 사태를 겪으며 ‘골든타임 되살리기’에 또 다시 실패한 것이다.

비난 여론속에 지난달 14일 여야는 서민주거복지특위 구성을 확정했지만 이달 14일 열린 첫 특위에서 소속 의원 18명 중 7명만 참석하는 촌극을 벌였다. 7명중 3명은 특위 진행 중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결국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면서 이달 중으로 처리하기로 한 ‘주거복지 기본법안’ 역시 심의시간 부족 등으로 2월 국회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은 또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