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좋아했던 셋째 형 상희씨의 딸이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아내였던 고 박영옥(86)여사의 빈소를 박근혜 대통령이 조문했다.

23일 박근혜 대통령은 검정색 정장과 구두 차림으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도착한 뒤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으며 고인의 영전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묵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배웅 나온 김 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박영옥 여사의 영정에 헌화한 뒤 상주실을 벗어나 내실 밖에까지 나와 휠체어에 앉아 기다리던 사촌형부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몸이 불편한 김 전 총리를 배려한 듯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가시는 길 끝까지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신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며 "너무 상심 마세요, 언니가 아마 총리님의 정성 덕에 좋은 데로 가셨을 겁니다"라고 위로했다.

두 사람은 잠시 비공개 대화를 나눴지만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종필 전 총리의 손을 잡고 ‘건강을 잘 챙기시라고’ 위로하자 김 전 총리가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종필 전 총리는 “대통령께서 와 주셔서 언니(박영옥 여사)도 참 기뻐할겁니다.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진(54) 운정장학회 이사장, 김예리(64) Dyna 회장,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 등 상주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 뒤 김 전 총리와 접견실에서 대화를 나눴다. 접견실에는 김 전 총리와 딸 김예리 회장만 입장한 채 1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형인 박상희씨의 딸로 박 대통령과는 사촌지간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고인이 사망한 이튿날인 지난 22일 오전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빈소를 나와 승강기를 타려는 박 대통령에게 김 전 총리가 다가오자 박 대통령은 "나오지 않으셔도 되는데"라고 말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