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내가 먼저 가려고 했는데 내가 울고 앉아 있으니…부인들 잘 쓰다듬어 주시오. 아무 소용없어. 억만금이 있으면 뭘해”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으며 한 말이다.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23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총리를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휘호(93)여사는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울먹였다.

김 전 총리는 “앉으십시오, 서지를 못해서 실례했습니다. 완전히 반등신이니까 별 도리가 없네요. 그래도 건강하시네요”라고 인사말을 건네자 이휘호 여사는 “(김 전 총리도) 정말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위로했다.

이에 김종필 전 총리는 “내가 먼저 가길 원했는데…, 마누라가 소중하다는 것은 생전에도 가끔 느끼곤 했지만 막상 없으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곧 마음을 추스른 김 전 총리는 이휘호 여사에게 “건강하셔야 합니다. 가신 어른(김대중 전 대통령)분까지 더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강창희 전 국회의장에게는 “아직도 내 옆에 있는 것 같다”며 “어제 입관을 하는데 부끄럽다고도 안하고 아프다고도 안하고 허망하더라. 사후에 후회하면 뭘 해. 그런 의미에서 잘하라”고 말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가 “건강에 유의하라고 하자 그렇게 두들겨 맞고 이 정도 사는 것은 괜찮은거다”고 웃음을 띠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