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순이익 실현, 근로자 처우개선 나서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임금인상과 근로자 처우개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은행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순이익을 거둔 만큼 그동안 임금인상을 억제해 온 금융권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점포 폐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노사간 합의절차 신설을 요구하는 한편, 노사교섭에 금융지주사가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임금인상과 근로자 처우개선을 주장하고 나섰다. /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공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전날 '임단투승리 총력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일 시행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73.26%에 찬성 92.47%를 확보했다. 노사는 지난 4월부터 18차례의 실무교섭과 5차례 대표단교섭, 4차례 대대표 교섭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쟁의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에 △영업점 폐쇄 중단 △금융공공성 사수 △저임금직군에 대한 임금차별 해소 △실질임금 보장 △임금피크제 폐지 △공공기관 혁신 지침 철회 △법정휴게시간 보장 △경영평가제도 개선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가 입장을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4월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임금협상에서 금융노조는 정규직 4.3%, 저임금직군 8.6%의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며, 사측은 지난해 대비 1.2% 증액된 임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1.8%였다. 

노조는 사용자단체인 은행연합회와 사측 교섭위원들이 소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난항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 측은 "은행들은 경제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12조 3000억원의 수익을 실현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5대 금융지주 기준 전년대비 45.6%라는 기록적 이익 성장을 거뒀다"며 "금융노동자들이 흘린 피와 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고, 일반정규직 평균임금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직군의 임금격차 해소 요구에 대해서도 '임금인상률이 정해지면 그 범위 내에서 배분하라'며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사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기 위해 사업장 1인 시위와 사측대표자 항의방문을 진행 중이다. 금융노조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항의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교섭대표 사측위원인 최홍영 경남은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차례로 항의방문해 산별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노조는 급속한 영업점 폐쇄조치에 대해서도 노사가 합의를 거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점포 폐쇄와 더불어 직원 수가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 노조에 따르면 은행 지점은 2012년 7698개에서 지난해 6409개로 줄었다. 은행 직원수도 2015년 8만 3924명에서 지난해 7만 4311명으로 급감했다. 

현재 대규모로 점포를 폐쇄할 경우 사측이 노조와 협의하도록 산별합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노조는 기존 산별합의와 금감원의 강화된 점포폐쇄 절차만으로 점포폐쇄 흐름을 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쟁의권에 대한 압도적 찬성표에 힘입어 오는 10일 온오프라인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오는 10일 산별 임단투 승리를 위한 금융노조 온오프라인 총파업 결의대회는 전국 7000개 금융사업장을 점령해 1인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며 "24일부터 중식시간 동시사용 태업 등에 돌입한다. 내부 회의를 거쳐 9월 하순 또는 10월 초순경 전면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