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보유 해제시 주가 요동치는 경우 많아…차익 실현 욕구 강해질 경우 주가 부정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상장 이후 한 달여간 상승세를 이어온 카카오뱅크의 기관 보유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대형 공모주의 기관 의무 보유가 해제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사옥 내부 /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기관 배정 물량(3602만1030주) 가운데 8.72%인 314만1600주가 1개월 의무 보유 기간이 끝나, 이날 시장에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 입성 이후 대규모 물량이 풀리는 건 처음인 만큼,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의 시장 등판이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20일 의무보유(15일) 7만9000주가 해제된 바 있지만 의미 있는 물량이 아니었던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의무 보유 확약은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받은 공모주 중 일부를 15일, 1·3·6개월 등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는 이들 주식의 거래가 불가능하고, 약속 기간이 지나야만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시장이 의무 보유 물량 해제에 관심을 가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대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 8만 8800원(종가)까지 올랐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 종료 이후 우정사업본부가 1조1000억원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9%(1368만주)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틀 연속 떨어졌다. 

대량의 기관 의무 보유 확약 기간 종료일인 6일에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1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전거래일보다 4000원(4.95%) 하락한 7만6800원에 거래됐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종가 기준 7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달 13일(7만6600원)이 마지막이다.

물론 의무 보유 확약이 끝났다고,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식을 무조건 내다 파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뱅크 공모에 참여했던 기관과 외국인들은 의무 보유 확약을 맺지 않은 미확약 물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이들은 상장 이후에도 매도보다는 매수를 택하며, 주가 급등을 견인했다. 

다만 이번 블록딜과 의무 보유 확약 해제를 계기로,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매각으로 '오버행 리스크'가 부각된 점은 카카오뱅크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우정사업본부의 성공적인 엑시트(초기 출자금 회수)에 자극을 받은 예스24, 넷마블 등 카카오뱅크 초기 출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노리고,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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