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투자자들 예금·적금 여전히 매력 못 느껴
[미디어펜=유진의 기자]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오히려 아파트 매수 심리가 더 강해져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 역효과와 각종 개발 호재로 인해 금리인상만으로는 매수심리를 꺾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 서울시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에펀


특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라인과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3기 신도시 추가 택지 발표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8월 30일 조사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1.7로 지난주(110.8)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얘기다.

서울이 105.6에서 106.5로 오른 것을 비롯해 경기(113.1→114.0)와 인천(113.6→114.8)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등 돈줄을 옥죄고 있지만, 수도권 전역에서 매수심리가 오히려 거세진 양상이다.

서울은 5개 권역 중 동북권이 110.0으로 가장 높았다. 동북권은 전주 대비 1.8포인트 뛰며 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매수심리가 뜨거운 지역으로 나타났다.

동북권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재건축·교통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아파트값도 치솟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북권이 104.3에서 104.0으로 내린 것을 제외하면 동북권과 서남권(105.2→105.7), 도심권(103.9→104.9), 동남권(103.2→104.2) 등이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내다봤다.

경기와 인천은 GTX 라인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한 상황이다.

이런 영향으로 경기는 이번 주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51% 오른 것을 비롯해 최근 7주 연속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는 오산(0.80%)·시흥(0.72%)·평택(0.68%)·의왕(0.67%)·화성시(0.67%)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왕과 군포, 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인근 지역은 중개업소에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호가가 억 단위로 오르는 등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인천은 이번 주에도 연수구(0.59%), 서구(0.49%), 미추홀구(0.38%)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예금이나 적금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6일 금리 인상 결정을 설명하면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여전히 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라며 "실질금리는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고, 실물경기에 제약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 금리 인하가 집값을 부추겼기 때문에 하락 가능성 의견도 있었지만, 풀린 유동자금을 회수하기에는 금리 인상이 1%에도 못미치기 때문에 너무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추가로 기준 금리를 더 올린다고 해도 집값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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