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관료들 복지부동, 규제혁파·작은정부가 답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지난 23일,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지지부진한 통과 실태를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국정 운영의 최우선 목표를 경제활성화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 대통령은 그런 불어터진 국수를 먹고도 힘을 차린다면서 앞으로는 제때 제때 먹일 수 있도록 적시에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도 통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지금 1년 넘은 것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다 힘을 합해 통과시키고 우선 경제를 살리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작년 말 국회 통과를 해야 할 주택법 등 부동산 거래활성화 3법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늑장 처리가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지적이 이번에는 국수를 비유해 반영되었다.

대통령의 의지에 비해 복지부동한 관료사회

집권 3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박 대통령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경제활성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틀을 바탕으로 경제활성화 불꽃을 살리는데 모든 정책적 역량과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국정 최고 운영자의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고자 하는 의지에 박수를 치고 싶다. 하지만 왜 한국 경제는 불어터진 국수처럼 윤기 없고 맛 없어 보이고 뚝뚝 끊어질까? 고민을 해 보자! 원인이 무엇이며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박대통령의 발언처럼 경제활성화에 관한 입법 활동이 지연되는 것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같이라고 표현했다면 결국 규제개혁, 고용창출 심지어 창조경제 구현까지 퉁퉁 불어터진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의 경제살리기 드라이브에도 피부에 와 닿는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박 대통령은 암 덩어리, 원수와 같은 표현은 물론 단두대와 같은 살벌한 비유까지 써 가면서 규제 개혁, 경제활성화에 의지를 보였지만 주무부처는 물론 전체 관료사회의 분위기는 여전히 복지부동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고 말하고 있다./뉴시스
문제는 방만한 정부다

왜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인가? 가장 큰 문제점은 공무원이 많다 보니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공무원은 어떻게 하면 본인들의 자리를 이용하여 어떤 힘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것이 공무원의 업무이다.
실제로 유능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한 지난 이명박 정부 5년간 국가 공무원 수는 늘어났다. 지난 역대 정부 중 김영삼 정부 말에는 당시 세계화 기조에 따라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지향하면서 부처 수를 많이 줄이면서 국가 공무원 수가 5년간 3000여 명 줄었다.

그 여파로 김대중 정부도 5년간 400여명 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부터 국가 공무원 수는 복지부문 인력을 늘리면서 급격히 증가하여 노무현 정부 말 국가공무원수는 60만 4700여명으로 5년간 4만 2000여명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도 줄기 보다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 안전, 복지관련 공무원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힘, 다시 말해 권력을 가진 자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규제 혁파 공무원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공무원에겐 규제는 소중하고 필요한 권력이다. 관료의 힘은 규제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쥐고 짜고 있는 규제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해 권력을 쓸려고 한다. 만약 권력을 제압하기 위해서 공무원이 가지고 있는 규제를 풀었다가 분쟁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한 연유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심심치 않는 의견도 있으면 무조건 공무원만 탓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이러한 부작용이 생기면 담당 공무원이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쳐 현장에서 소신껏 일하다가 잘못을 저지른 공무원들을 과감하게 면책하는 내용의 적극 행정 면책제도는 발의되었지만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중이다. 규제개혁에 적극적인 공무원에게 성과를 보상해주는 체계가 잘 잡히기만 한다면 긍정적 효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퉁퉁 불어터진 것도 모자라 맛이 간 국수 먹을까봐 걱정총 닷새를 연휴로 보낸 지난 구정 연휴에는 유독 자살 뉴스가 많았다. 경남 거제의 일가족이 생활고로 인해 전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즐거워야 할 명절에 외롭고 괴로운 어른신이 늘어나 결국 신변을 비관한 노년층 자살이 잇따랐다. 또한 사는 게 힘들어 자신이 일하던 봉제공장에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여성도 있었다. 또한 자살 대교라 불리는 서울 마포대교에서는 연휴동안 2차례의 자살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이 피는 명절이 일부 계층에게는 괴로운 시간이 되면서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해 삶을 끊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거의 다 생활이 어려워져 불행해진 것이다. 거기에 자영업을 비롯한 기업인까지 경기가 안 좋아 어려움에 봉착해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적이 없는 것 같다. 대기업들이 돈이 풀지 않아서 그런다고 하지만 대기업들도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생존이라도 해야 하는 절박함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도 매출이 작년에 감소해 미래 먹거리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 말대로 퉁퉁 불어터진 국수는 먹는 국민이 더 이상 안 나오게 해야 한다. 아직도 내수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이 아닌 경제민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최고위원은 지낸 여당 정치인도 있다. 그런 정치인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퉁퉁 불어터진 국수가 아닌 맛까지 간 국수를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