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태영건설 등 소환 가능성↑
[미디어펜=유진의 기자]2021년 국회 국정감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도 국감 현장에서 대형건설사 대표이사(CEO)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모습./사진=미디어펜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10월 첫날부터 3주간 실시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감사 일정을 포함한 정기국회 세부 일정 합의 결과를 밝혔다. 이에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은 10월 25일 오전 10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국감에서 건설업계 인사들의 증인·참고인 채택 핵심 명분은 '안전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초 환노위 산업재해 관련 기업 청문회에 출석해 산재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현장 안전사고가 터진 건설사가 많은 상황이다.

◆ 현대건설 국감 소환 가능성도…올들어 5명 사망

우선 현대건설은 국감 현장에 가장 먼저 부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초 취임한 뒤 분기마다 사망사고가 꾸준했다. 이에 사망사고와 관련해 현대건설을 강하게 질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건설 내부에서도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을 재정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 결의대회’를 시행하고 안전 관련 협력업체 선정 기준 강화에 나섰다. 

전국 141개 현장에서 본사 임직원 및 협력사 관리자, 근로자 등 현장 전 구성원이 참여한 결의대회에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경영’을 현장 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에 대한 포상 물량도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최근 중장비 작업 시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전국 현장에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장비협착 방지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태영건설 등 현장안전관리 총력

이어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태영건설 등도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건설현장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건설사로 꼽혔다. 지난달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상가 건물이 붕괴하면서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한 영향이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전 현장 안전 및 보건관리 일제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점검에서는 각 지역을 관할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M)뿐만 아니라 권순호 사장을 비롯한 경영본부장, 건설본부장, 미래혁신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들까지 개별 현장에 대한 점검을 주관하고 전사적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지난 2월 경북 청도군 운문댐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암석에 깔려 사망했고, 4월 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 신축공사 중 근로자 1명이 숨졌고, 같은 달 30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판매시설 공사 현장에서 1명이 목숨을 잃어 총 3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심지어 2019년 발생한 부천 공사현장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대우건설의 유죄가 확정된 만큼, 안전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해진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안전혁신안을 발표했다. CEO 직속 조직인 품질안전실을 안전혁신 본부로 격상하고, 안전예산 1400억원을 늘리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조직 강화를 통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그 시스템이 현장에서 잘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지속적인 안전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장의 안전감독 인원 500명을 상시 투입해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안전관리 활동을 주도하는 공사관리자, 안전 감시단, 그리고 협력회사의 안전 전담 인원을 추가 투입해 현장에서 안전관리인 부족으로 인한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태영건설 공사현장에서도 노동자 사망사고가 올해 들어서만 4번째 발생했다. 앞서 잇따른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받았던 태영건설은 안전 체계의 부실과 함께 이재규 대표이사의 안전에 대한 관심 부족을 지적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오전 과천지식정보타운 S5블록 건설현장에서 기초공사용 콘크리트 파일이 넘어져 1명이 숨졌고, 지난 2월 과천지식정보타운 3블록 공공임대 공사현장에서 트럭에 실린 1t무게의 H빔이 쏟아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 번째 사건은 지난 3월 경기도 구리 갈매 지식산업센터 신축현장에서 발생했다. 경기 과천시 갈현동 신혼희망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기 위해 철제 구조물을 들어올리던 중 슬링벨트(크레인에 빔을 묶어 이어주는 섬유 벨트)가 끊어지면서 떨어지는 구조물에 머리를 다쳐 1명이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태영건설도 올해 건설현장 안전 혁신을 위해 '안전관리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개선 계획은 크게 총 6가지로 △'안전보건위원회'를 신설해 안전 조직을 강화 △임직원의 인식 전환과 실천 방안에 대한 교육 실시 △제도 및 조직을 강화하고 현장안전관리비 등 예산 투자 확대 △실효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 등 현장 운영관리 재정비 △협력업체 지원 및 관리 강화 △차세대 소장 후보 양성 등이다.
 
또한 태영건설은 안전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팀에 따라 개선 과제와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안전팀은 총 14명으로 구성된 안전보건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매월 말 안전 관련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여의도 태영빌딩 본사에서 '안전 최우선(Safety First) 선포식'을 가진 데 이어 지난 5월 초에는 전국 모든 현장에서 본사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근로자 작업중지권 선포식'을 실시했다. 안전 최우선 선포식을 전국 건설 현장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증인 참고인 채택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내부에서도 아직까지 대책과 대응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향후에는 사망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목표로 꾸준히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대해서 지침과 함께 점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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