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희망가'를 부르는 롯데 자이언츠의 목소리가 커졌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가을야구가 서서히 현실 가능한 목표로 다가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 7~8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상승세 유지다.

롯데의 후반기 행보가 놀랍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13승2무7패(승률 0.650)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이하 기록은 8일 현재)이다.

하지만 롯데의 현재 순위는 여전히 8위다. 전반기 부진의 골이 그만큼 깊었다는 얘기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가능할까. 지금 분위기로 보면 기적의 문턱에는 도달한 듯하다.

7위 두산과 롯데의 승차는 0.5경기밖에 안된다. 한 경기 결과만 희비가 갈려도 롯데는 7위로 올라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을야구행 티켓이 걸린 5위권과 격차다. 4-5위 SSG, 키움과 롯데의 승차는 4.0게임이다. 6위 NC와는 3.5게임 차.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요즘 롯데 분위기로는 못 따라잡을 만큼 크게 벌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후반기 시작 당시 8위 롯데와 5위 NC의 승차는 7.0게임이었다. 그동안 5위권과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달라졌을까.

무엇보다 마운드가 탄탄해졌다. 후반기 팀 타율은 2할4푼8리밖에 안되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3.72다. 전반기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5.63이었던 롯데가 완전히 다른 팀이 된 것처럼 보인다.

선발진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불펜진의 역할이 돋보인다. 후반기 롯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3.13으로 전체 2위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후반기 11경기 등판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0세이브를 올리며 롯데의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잠그고 있다. 최준용, 구승민에 좌완 김진욱, 강윤구가 가세한 불펜 필승조의 구성도 이제 어느팀 부럽지 않다.

시즌 도중 팀을 맡아 전반기 시행착오를 겪었던 래리 서튼 감독의 지도력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투수 교체에서도 적절한 타이밍을 잡고, 과감하게 신예 야수들을 기용해 팀의 활력을 잃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롯데가 외풍에 시달리지 않은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원정숙소 술자리 파문이 강타했을 때도 롯데는 무풍지대였다.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부진이나 부상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롯데의 경우 박세웅과 김진욱이 오히려 올림픽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장착하고 돌아와 더 많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많은 롯데 팬들은 2017년의 기적이 올해 재연되기를 바라고 있다. 롯데는 2017시즌 100경기 시점에서 7위에 머물렀으나 막판 놀라운 승률을 올리며 최종 순위 3위에 올라 가을야구를 즐겼다.

롯데는 9일부터 SSG와 사직 홈 2연전을 벌인다. '만약 이번 2연전을 모두 잡으면 승차를 2.0게임으로 좁힐 수 있다'.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조차 롯데 팬들에겐 즐거운 일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