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세가 미국 경제회복세마저 꺾었다는 사실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조차 인정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잇따라 미국 경제에 '빨간 신호등'을 켰다.

미국 연준은 8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미 경제의 회복 속도가 다소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 두 달 간 전체적인 성장이 '중간 속도'로, 살짝 '저속 기어 변환'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7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경제 회복이 느려진 것은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유행 탓으로 분석된다.

베이지북은 "경제 활동의 감속은 대부분의 관할 구역에서 나타난 외식, 여행, 관광 축소에 기인한다"며 "이는 델타 변이의 급증에 따른 안전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또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수준에서 계속 머물러 있는 상태"라며, 12개 관할 구역 중 절반이 '강한 물가 압력'을, 3곳은 보통의 물가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업들은 단기적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계속되는 공급 교란과 자원 부족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온 베이지북은 9월 FOMC에서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계획 논의를 앞두고 나와, 더욱 주목된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시장 전망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3만 5000개에 그쳤고, 지난달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6일,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5.7%로, 4분기 예상치는 6.5%에서 5.5%로 각각 햐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향후 소비성장에 대한 장애물이 높아졌다"면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이미 5분기 성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재정부양 효과 약화와 서비스 부문 회복 지연이 중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미국의 올 성장률 전망을 7.5%에서 6.0%로 대폭 낮춘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6일,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제시했다.

 

한편 미 경제매체 CNBC는 7일, 미국의 일자리 회복이 최근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임금 상승 속도는 가팔라,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통화정책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