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연립·다세대 전용 60㎡ 이하 평균 전세 보증금 1억435만원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된 것처럼 주거 환경이 열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빌라 지하층 전셋값도 1억원을 넘겼다. 전세 수급 불균형으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리며 서울 연립·다세대 지하층 올해 평균 전세 보증금이 1억원을 상회했다.

   
▲ 사진='기생충' 스틸컷


9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서울에서 전세 거래된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연립·다세대) 지하층의 평균 전세 보증금을 조사한 결과, 1억435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빌라 60㎡ 이하 지하층의 평균 전셋값은 2017년 7801만원, 2018년 8814만원, 2019년 8891만원, 지난해 9507만원을 기록하며 매년 오르다가 올해 1억원을 돌파했다.

다방 관계자는 "반지하가 포함된 지하 주거지는 옥탑방과 함께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한 곳으로 꼽히며 서울 빌라 지하층의 평균 전세금이 1억원을 돌파한 것은 국토부가 관련 실거래가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이라며 "최근 집값과 전·월세 가격 급등 영향으로 주거 취약 시설인 빌라 지하층의 전세금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빌라 지하층 평균 전셋값은 서초구가 1억7434만원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뒤로 강남구(1억7073만원), 종로구(1억6031만원), 용산구(1억4387만원), 영등포구(1억3214만원), 중구(1억3000만원) 순으로 높았다.

올해 전세 거래된 빌라 지하층의 실거래가 별로 살펴보면 종로구 부암동 전용면적 59.87㎡가 4억원에 전세 거래되며 가장 높았다. 이후로는 용산구 이태원동 전용 41.76㎡ 지하층 빌라가 3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서대문구 북아현동 전용 59.36㎡ 지하층은 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평균치를 훌쩍 상회했다.

서울 빌라 지하층 평균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7089만원)로 조사됐다.

정부가 금융권까지 압박하며 전세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매맷값과 더불어 전셋값 잡기에 혈안이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세대란이 이어지고 매맷값·전셋값 동반상승세가 계속되며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전세가격지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 연립·다세대 전셋값 변동률은 올해 1월부터 0.17%, 2월 0.18%, 3월 0.15%, 4월 0.12%, 5월 0.11%, 6월 0.1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7월 0.19%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상승폭을 대폭 키웠다.

지난 7월 서울 월별 연립·다세대 전셋값 상승률은 0.28%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외에도 울산광역시가 0.37%, 제주 0.31%, 충북 0.21%, 대전광역시 0.20% 오르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세에 이어 매매 역시 빌라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3205건, 아파트 매매 건수는 2718건으로 집계되며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 매매 건수를 상회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거두거나 직접 실거주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청년층이나 저소득층이 찾게 되는 빌라 지하층까지 전세대란이 확대됐다"라며 "정부와 시장 차원에서 원활한 전세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택 유형을 막론하고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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