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연평균 40%씩 성장 전망
KT, 남구로 센터까지 14개 IDC 갖춰
엡실론, 영국 등 국제 국사 운영 경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KT가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이하 엡실론)을 인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터넷 데이터 센터 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가는 KT는 이번 계약을 통해 관련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KT는 9일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이 보유한 엡실론의 지분 100%를 전날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KT 제공


KT는 9일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이 보유한 엡실론의 지분 100%를 전날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급격히 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고객사들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차원에서 관련 인프라·기술력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글로벌 데이터는 국내외 고객·해외 통신사에게 해외 분기 국사(PoP, Point of Presence), 데이터 센터·해저 케이블 등 해외 인프라에 뿌리를 둔 △국제 전용 회선 △이더넷 △VPN(가상 사설망) △SD-WAN(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 등의 IT(정보 기술)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KT는 지난해 10월 말 디지털 혁신(DX)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본격적인 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2023년 2조3000억달러(한화 약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글로벌 데이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이나, 2025년까지 약 40% 가량 커진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KT는 국내외 유수 기업을 중심으로 한 IDC 사업 등 B2B 시장 성장을 일궈왔다.

이 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는 사업 개발 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해 글로벌 IDC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연면적 4만 8000㎡에 국내 13번째 IDC를 용산에 개관했다. 용산 IDC는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서울권 최대 규모의 하이퍼 스케일급 데이터 센터이며, '원 IDC(One-IDC)' 구조로 테라급(Tbps)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뒤이어 KT는 ‘KT IDC 남구로'까지 개소했다.

   
▲ 용산 IDC./사진=KT 제공


엡실론은 2003년 런던에서 설립된 회사다. 이곳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분기 국사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의 IDC를 운영 중이며, 주요 사업 거점은 싱가포르·영국·미국·불가리아·홍콩 등이다.

KT가 엡실론을 인수한다는 것은 단순 기업 간 결합이 아니다.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제공 지역과 고객을 기존 아시아 한정에서 벗어나 유럽·미국 등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엡실론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통신사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국사에 기반을 둔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업계는 엡실론의 글로벌 네트워크·영업 거점·기술력과 KT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세일즈 역량·국내 B2B 고객 기반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엡실론이 세계 주요 거점에 보유한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솔루션도 활용할 수 있어서 KT의 글로벌 데이터 사업이 한 차원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KT는 최근 원(One) IDC 인터넷 백본망에 테라급 네트워크를 증설했다./사진=KT 제공


한편 KT는 지난 2일 수도권 6개 IDC(용산, 목동1·2, 강남, 분당, 여의도)를 연결하는 원(One) IDC 인터넷 백본망에 테라급 네트워크를 증설했다. 이는 기존 IDC 백본망 용량 대비 10배 늘어난 수치로, KT 수도권 IDC 이용 기업은 급격한 트래픽 증가 시 인터넷 접속망을 100기가 단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이 회선 연결 서비스를 비롯, 데이터 센터 간 연결(DCI, Data Center Interconnect) 등 기술을 갖춘 KT는 엡실론 인수로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Cloud Connectivity), SD-WAN 등 고도화 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게 됐다.

KT는 엡실론의 글로벌 데이터 사업의 인프라·고도화된 서비스를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기가지니)·로봇(AI호텔· 서빙 로봇) 등을 DX 사업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할 수 있는 실행 전략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당사는 최근 DX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보안이나 ERP 등 시너지 부문 강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잘하는 분야를 글로벌 단위로 확대하고자 국내에 영업점을 두고 있는 해외 기업들을 고객사로 끌어모으고자 엡실론 인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시에 국내에서는 IDC를 잇따라 개소하고 있는데, 네트워크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나가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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