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평가 및 경영 실적에 따른 차기 회장 후보 검증 주목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금융권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들어나면서 이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도 저성장·저금리·고령화 등 높은 파고가 금융권을 덮칠 예정이어서 실적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태다. 이에 금융권 수장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만큼 CEO 인선작업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신한은행 등 차기 회장과 은행장들이 내정된 가운데 NH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궁금증과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방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등의 CEO 선출에 앞서 선출 방법과 후보자들이 누구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여러 차례 거론됐던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 등은 단일 후보로 내정되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지난 23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차기 금융회장으로 김정태 내정자가 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등 내부 현안에 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은행 간의 통합을 지휘해온 김 내정자가 적임자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한금융지주는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조용병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내정했다. 내부 사태에 대한 소동, 소위 '신한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인물로 분류되면서 지지를 얻었다.

순조로운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반면, 임기가 다가오는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방법과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돼 공석이 예상되는 NH농협금융 회장의 선임과정이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KB금융에 발생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면서 KB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마련했다.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이 연임을 시사할 경우 그간 그룹의 경영 실적과 내부 평가 등을 총괄적으로 검토해 연임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은 내부 갈등 등의 경영 혼란을 최소화하겠지만, 내부 권력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이번 승계 프로그램 마련으로 윤 회장도 연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연임 여부 결정은 무엇보도다 경영실적"이라며 "경영실적이 좋은 현직 회장에게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아직 미확정 상태다"며 "이사회를 거쳐서 확정이 돼야만 가능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윤 회장은 지난달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고의 KB를 만드는 방법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며 "새로운 변화로 리딩금융그룹의 자긍심을 회복하겠다" 등 그의 다짐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계열사 중 KB자산운용의 연금펀드 분야는 공모형 퇴직연금펀드 시장점유율은 1위를 차지하는 등 영업력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윤 회장의 취임 이후 KB금융 계열사들의 시장 변화 기틀을 가시화하고 있다.

더욱 지난해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던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 회장과 행장간 파워게임으로 부끄러운 민낯을 보였던 KB에 합리적이고 조용한 리더십으로 극복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7일 새로 개편될 지배구조 개편안이 확정되는 것이 밝혀지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금융차기 회장직을 놓고도 금융권에 대한 관심은 크다. 이날 임 회장은 퇴임식을 갖았으며 이사회에서는 회장 직무대행으로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을 선임했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NH농협금융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고 다음주 5명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돌입한다. 

특히 임 회장의 공백은 크다. 정무적인 감각과 금융권 현안을 제대로 짚으며 솔선수범을 보여준 임 회장은 순혈주의에 빠진 NH농협금융을 타 지주사와 견줘 경쟁력 갖춘 금융지주사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임 회장이 떠난 빈자리가 커 보인다. 심지어 일부 금융권 인사들은 벌써부터 CEO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농협금융 회장으로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역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날 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예수금 잔액순증 16조원, 방카수수료 988억원, 총신탁 잔액순증 5조원 등 여러 분야에서 은행권 1위를 차지하는 등 그의 행적에 비춰 차기 농협금융지주의 회장으로 지목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장으로 역임한지 1년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은행 이 외이 금융그룹을 이끌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다.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로도 활동했던 그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간의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아직 회장추천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며 아직은 미정이라고 못을 박았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미정이다"며 "농협지주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회장 추천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거기서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금 아무것도 시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현재로서는 맞지 않는 이야기다"며 "회추위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장이 추천 1인, 농협금융지주 사회이사 2인, 그리고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 2인 해서 총 5명으로 구성한 뒤 회의가 시작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