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용으로 연구하려 했으나, 문중 회의로 장례 결정

지난해 4월 전남 나주에서 발견된 ‘나주 미라’가 423년 만에 다시 장례 절차를 거쳐 땅에 묻혔다.

16세기에 생몰(生歿)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주 미라'는 발견 1년7개월 만에 19일 고대 구로병원 부검실에서 문화 류(柳)씨 종친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염을 한 후 전남 나주로 옮겨가 장례를 치르고 남편 묘에 합장됐다.





완산 이(李)씨 여성으로 류씨 가문의 21대 며느리였던 이 여성미라는 지난해 4월 류씨 문중이 전남 나주 다시면 가운리 선산에서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류씨 문중이 제공한 족보에 따르면 이 여성은 1544년에 출생해 43살이던 1587년 사망했다.

발견 당시 미라는 불과 수년 전 숨진 것처럼 피부에 탄력이 남아 있었고 머리카락 결도 살아있었다. 눈동자는 선명하고 속눈썹이 그대로 있는 등 최근 발견된 미라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아 주목받았다.

이에 병원 측은 미라를 연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문중에서도 "재매장하면 결국 시신이 썩고 말 텐데 후학들의 연구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미라를 학술용으로 병원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미라가 발견된 이후 류씨 문중의 후손 꿈에 조상을 뜻한다는 암소가 자주 보였다. 문중에서는 12대조 할머니를 자연 상태로 다시 되돌리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고 회의를 거쳐 장례를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