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 상장…외국기관 보유물량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하반기 신규상장(IPO) 시장 최고의 기대주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이 오는 17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모 시점부터 흥행에 성공한 만큼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물량이 약 350만주 출회될 우려도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오는 1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일단 현대중공업은 지난 7~8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405.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증거금으로 모인 금액은 물경 56조 562억원으로, 역대 코스피 IPO 사상 6위다.

상장 당일 현대중공업의 유통가능 주식 수는 853만 8483주인데 이는 전체의 9.6%밖에 되지 않는다. 거래 가능한 주식이 많지 않은 터라 상장일엔 ‘귀한 주식(품절주)’ 대접을 받을 확률이 높다. 청약 당시의 흥행에 이러한 상황까지 맞물리면 주가 흐름 또한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현대중공업의 공모가는 6만원으로, 시초가는 최고 12만원까지 조성될 수 있으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면 주가는 15만 6000원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10조 6528억원까지 급증해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시가총액마저 뛰어넘게 된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 내용에 의하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 공모주를 총 990만주(55%)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해외 기관이 받아간 물량은 349만 1000주인데, 이 중에서 의무보유확약이 걸린 것은 4만 1500주(1.2%) 밖에 되지 않는다.

의무보유확약이라 함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팔지 않는 것으로, 보호예수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기관들은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할 때 주당 가격과 의무확약 기간을 함께 써내는데, 이번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외 기관들의 의무확약 비중이 낮아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해외 기관이 보유 수량인 344만 6000주가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는데, 이에 대해 외국 기관들의 물량이 대량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물론 반대의 사례도 있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도 현대중공업과 비슷하게 외국 기관 의무확약 비율이 13.4%로 국내(62.2%) 대비 크게 낮았지만 주가 흐름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등 다른 IPO 기대주들의 상장준비 과정이 순탄치 못한 만큼 현대중공업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이라면서도 “주가 향방에 따라 외국 기관들이 대거 시세차익을 실현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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