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 분사, 일산대교 문제 등 '쟁점'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자본시장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점점 논란의 중심에 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덩치가 커지면서 주요 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의견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국민연금의 결정이 정치적 메시지로 간주되는 상황도 잦아졌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6일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리해 새로운 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배터리 분야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두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기업 모두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됐다. 2대 주주 국민연금공단이 두 기업의 분사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LG화학 지분 7.86%와 SK이노베이션 지분 8.05%를 보유 중이다(6월 30일 기준). 

양사 모두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회사의 결정에 반해 배터리 분사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반대표는 외국인투자자 대부분이 던진 찬성표에 묻혔고, 결국 두 회사의 배터리 자회사 분사는 확정됐다.

일산대교 민자사업도 최근 소란스럽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데, 이와 관련된 논쟁은 최근 유력 대권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충돌로까지 비화됐다. 현재 일산대교 통행료는 경차 600원, 소형(1종) 1200원, 중형(2·3종) 1800원 그리고 대형(4·5종) 2400원 등으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일산대교는 28개 한강 다리 가운데 유일한 유료다리”라며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 이 지사는 ‘일산대교에 대해 킬로미터(㎞)당 요금(652원) 또한 지나치게 높아 단독주주인 국민연금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취지로 공세를 퍼부었다. 

고양시 역시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2010∼2020년 명목상으로만 남아있는 후순위대출금 361억원에 대해 무려 20%에 달하는 고금리를 적용해 이자 비용 680억원을 챙겼다’는 지적과 함께 소송까지 제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 2200만명, 수급자 550만명, 기금적립금이 900조원의 자본시장업계 ‘큰손’이다. 주식시장은 물론 일산대교와 같은 공익사업에 있어서도 독립적인 의견을 내는 일이 잦아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말 그대로 국민들을 위한 기관인데, 운용수익만을 극대화 하려다 정작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는 회사들로서는 ‘소신발언’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운용기금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운용 방향성에 대한 논란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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