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싸이티바, 한국 내 백신 원부자재 생산시설 설립 52.5백만 불 투자
한미 기업 및 연구기관 간 백신 소부장 협력·공동개발 등 8건 협약체결
5월 한미정상간 합의 ‘한미 글로벌 백신파트너십’ 가시적 성과 첫 기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열린 한미 백신협력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한미 양국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연대와 협력으로 글로벌 보건위기에 공동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협약식은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추진에 합의한 이후 거둔 실질적인 성과를 기념하기 위한 첫번째 자리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국의 싸이티바(Cytiva)는 한국에 백신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52.5백만 불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담은 투자신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싸이티바의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기업이 한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한 최초 사례이다. 싸이티바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물량이 매우 부족한 백신 원부자재인 일회용 세포배양백 등을 한국에서 생산해 국내와 해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협력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있다. 2021.9.22./사진=청와대

이 회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같은 국내의 주요 바이오 업체에도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다나허가 GE Healthcare의 Life Science 부문을 인수하면서 싸이티바로 명칭을 변경했다.

문 대통령은 협약식에서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더욱 굳건히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보건 분야까지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확장하고, 감염병에 대한 공동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 글로벌 백신파트너십 구축에 합의했다. 오늘 협약 체결식은 4개월 만에 달성한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백신생산 5대 강국으로서의 도약을 꿈꾼다. 백신을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지정했고, 지난달에는 글로벌 백신허브와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면서 “코로나 종식에 기여할뿐 아니라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더욱 확대할 것이다. 미국 기업인과 연구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에 대응할 단 하나는 방법은 국제 연대와 협력”이라며 “오늘 한미 양국은 모범적이고 의미있는 또 한 번의 힘찬 걸음을 시작했다.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임마누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1.9.22./사진=청와대

이날 한미 기업간엔 백신 소부장 협력, 공동개발, 위탁생산 등에 관한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돼 우리 중소 백신기업이 미국 기업과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에 연결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아쥬반스 테크놀러지(Adjuvance Technologies)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의 필수 재료인 면역증강제를 공급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진은 mRNA 백신 후보물질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인 캡핑 시약 등을 미국의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러지(Trilink Biotechnologies)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팜젠사이언스와 미국의 액세스 바이오(Access Bio), 아이비 파마(IVY Pharma)는 mRNA 백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3자간 협약을 체결했다. 또 미국의 에이치디티 바이오(HDT Bio)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큐라티스에 위탁하기로 했다. 

또한 연구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다양한 글로벌 보건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약도 한미 연구기관간에 4건이 체결됐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9.21./사진=청와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미국의 펜실베니아대학교와 mRNA 백신 전달체 연구 분야, 한국화학연구원은 로체스터대학교 및 스크립스연구소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면역반응 및 바이러스 변이특성 등에 관한 연구 분야,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은 잭슨연구소와 마우스 모델 동물 개발 및 활용 분야에서 공동연구 수행, 인력 및 정보 교류 등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지난 5월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행사가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바백스, 모더나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참석해 한미 백신협력의 의지와 큰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행사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 바이오기업들 간의 원부자재 협력, 위탁생산, 공동개발과 같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으로 한미 협력의 분야와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싸이티바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한국이 보유한 세계 2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은 물론 지난달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전략’을 통해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우리정부가 백신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점도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이수혁 주미국 대사와 함께 미국측에서 임마누엘 리그너 싸이티바 회장 및 CEO, 타일러 마틴 아쥬번스 테크놀로지 대표, 데이비드 민리 펜실베니아 공과대학 부학장, 한국측에서 최석근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조양제 아이진(주) 기술총괄대표, 이미혜 한국화학연구원장 등 한국과 미국의 16개 백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