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곧 축소(테이퍼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금리 인상 시기가 이르면 내년으로 빨라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반면, 물가상승률은 종전 예측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22일(미국 동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은 장기금리 억제를 위해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이를 조만간 줄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곧 테이퍼링에 착수할 수 있다는 이날 성명은 '올해 안에 시작'이라는 연준의 기존 입장보다는 약간 진전된 것이지만, 구체적인 테이퍼링의 일정표와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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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르면 11월 FOMC에서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해석했으나, '11월 발표, 12월 시작'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다.
연준은 기준금리는 현재의 연 0.00∼0.25%로 동결했는데,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 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유지된 것이다.
또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2022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금리인상을 점쳐, 지난 6월 FOMC 때 7명에서 2명 증가했다.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7%에서 5.9%로 하향 조정됐으나, 대신 2022년 성장률은 종전 3.3%에서 3.8%로 상향됐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3.7%로 대폭 상승했고, 내년 물가상승률은 2.3%, 2023년 물가상승률은 2.2%로 각각 예상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고용보고서가 괜찮게 나온다면, 11월 테이퍼링 시작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테스트는 거의 충족됐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참가자들은 대체로 경기 회복이 추세를 유지하는 한 내년 중반 쯤에 마무리되는 점진적인 테이퍼링 과정이 적절할 것 같다고 봤다"고 전했고, 테이퍼링 과정과 금리 인상과는 별개의 과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방송에 출연해 "테이퍼링 발표가 아마 11월에 나오겠지만, 그들이 오늘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지극히 '비둘기파적인(dovish)' 위원회임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물가상승률 상승으로 연준이 빠르게 대응해야 할 수 있다며, "내년에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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