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이민 뒤 독립운동 김노디·안정송 지사, 3.1절 건국훈장 받아
일본이 여성에 하는 잔학행위 폭로…한국어 교육과 독립자금 모금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제76차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미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독립유공자 고 김노디 지사와 고 안정송 지사의 훈장 추서식을 거행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를 해외 현지에서 직접 거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지사는 하와이 이민세대로서 최근 미주 최대 규모의 한국학 연구기관인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독립운동 공적이 발굴됐다.  

두 지사는 하와이 이민세대로 이국땅에서 조국의 자주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독립자금을 모금하고 민족 교육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3.1절에 건국훈장을 서훈받았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독립유공자 김노디 지사, 안정송 지사 후손에게 추서한 훈장과 훈장증. 2021.9.23./사진=청와대

이날 훈장 추서식은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진행됐으며, 김노디 지사의 자녀 위니프레드 리와 외손녀 앤 남바, 안정송 지사의 손녀 카렌 안이 수훈자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3.1절에 추서한 김노디, 안정송 두 독립지사님의 훈장을 오늘 후손들께 직접 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조국의 독립과 민족 교육에 헌신하신 김노디, 안정송 지사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바치며, 두 분이 실천한 숭고한 애국정신을 가슴깊이 되새긴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선대의 뜻을 간직하며 살아오신 가족들께도 존경과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노디 지사는 독립운동과 여성교육에 헌신했다. 3.1 독립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1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차 한인회의에서 독립을 호소하는 연설을 했다. 일본국민에게 보내는 결의문 작성에 역할했고, 대한부인구제회 임원으로 여성의 권리를 높이는 교육에도 힘썼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이화학교 선생이었던 안정송 지사는 하와이 이주 후 독립운동 자금모집과 동포교육에 앞장섰다. 광복 이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대표단으로 대한민국정부 수립에 기여했고, 독립기념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에 1983년 하와이 독립운동 자료를 직접 들고 조국 땅을 찾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사회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애틋하다. 나라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인 1903년 처음으로 근대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은 하루 1달러도 안되는 품삯의 3분의 1을 떼어 300만달러 이상의 독립운동자금을 모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와이 동포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공동체 정신을 키웠다. 한글학교를 세워 후대에게 민족의식과 우리말을 가르쳤고, 신문을 발행하며 민족 정체성을 키웠다. 이민 1세대들의 헌신 덕분에 하와이는 이름 그대로 우리들의 작은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 연구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서 애국장과 애족장을 수여받은 독립유공자 김노디 지사 후손, 안정송 지사 후손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9.23./사진=청와대

또 “정부는 해외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발굴하고, 후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상호 유해 인수식이 열리고, 한국전쟁 전사자 68명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간다. 신원이 밝혀진 두 분의 유해는 최고의 예우로 대통령 전용기에 모실 예정”이라면서 “고국을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의 마음도 가슴에 담아가겠다.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고국과 함께해 온 동포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서식엔 훈장 수훈자 외에도 독립유공자 후손인 안창호 지사의 손자 로버트 안, 안정송 지사의 외손자 제프리 림, 독립운동단체 국민회 듀크 정 회장과 동지회 부회장 에드먼즈 황, 이덕희 한인이민연구소장과 박성만 워싱턴중 교사 등 동포들이 참석했다. 또 데이비드 라스너 하와이대학교 총장과 백태웅 화와이대 한국학연구소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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