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40% 이상 차지... 모바일 규제 더해지면 타격 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 정부가 지난달 25일 미성년자의 심야시간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를 10년 만에 폐지함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가 웃은 것도 잠시, 중국이 보다 강력한 ‘셧다운제’를 도입하면서 다시금 게임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 수출국인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시간을 금·토·일요일 및 법정공휴일에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단 1시간만 허용하는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등, 연이은 게임 규제 강화안 발표에 해외 매출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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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이 지난달 12일 중국에서 출시키로 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사진=중국 던파 홈페이지 |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국가 조사 결과 중국이 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만·홍콩 14.5%, 동남아 11.2%, 일본 10.3%, 북미 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 대비 중국 수출 비중이 9.7%포인트 상승하면서 국내 게임사의 중국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로, 게임업계의 매출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규정지으면서, 지난 8일에는 텐센트·넷이즈 등 자국 게임 업체들의 신작 게임 승인을 보류하면서, 우려가 현실화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는 중국 최대 퍼블리셔 업체인 텐센트와 협약을 맺고, 중국 시장 진출을 하는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텐센트의 지분을 15.52% 보유해 2대 주주이며,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텐센트도 네이버의 손자회사 라인게임즈에도 500억 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 강화로 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임사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시장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중국의 규제가 업계 성장에 큰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들의 대부분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텐센트는 중국 셧다운제와 관련해 “16세 이하가 전체 게임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2.6%”라면서 “이번 규제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넷이즈와 빌리빌리도 미성년자의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은 약 1% 정도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에 출시를 앞두고 있던 국내 게임사들은 당장 매출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넥슨의 경우도, 지난해 텐센트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일정이 미성년자 게임 의존 방지 보완을 이유로 승인이 무기한 연기돼 있다.
대전 스타트업파크에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 대표는 “중국 규제가 지금은 온라인게임에만 국한돼있지만, 언제 모바일로 옮겨갈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도 중국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겨냥했는데, 이제 다른 판로 확보에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닌텐도 ‘동물의숲’과 비슷한 PC온라인게임을 개발했었지만, 한국의 셧다운제와 시장흐름 등으로 모바일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면서 “이런 규제 때문에 게임 개발이 중단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의 이번 규제가 고강도이나, 지난 2018년 판호(유통허가증) 발급을 9달 동안 중단하고 신규 게임의 유통을 아예 막았던 것에 비해, 이번 규제의 영향은 예상보다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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