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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무관심’에도 문대통령 종전선언 다시 꺼낸 이유는
2018년 판문점선언 명시 뒤 유엔 연설 때마다 종전선언 언급
‘비핵화 입구론’ 고수…임기 8개월여 앞두고 구체적 제안 눈길
한미 북핵수석 잇단 접촉·중국 왕이 방한 등으로 사전교감설도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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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1-09-23 17: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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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 대면으로 참석해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한반도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은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물인 ‘판문점선언’에 명시됐으며, 문 대통령은 그해부터 유엔총회 연설 때마다 종전선언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올해 임기 8개월여를 남긴 상태에서 종전선언 제안은 다소 예상 밖이란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이번에 구체적으로 ‘제안’이란 표현을 사용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남북·북미 대화가 시작될 때부터 종전선언을 사실상 비핵화의 ‘입구’로 설정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첫 합의물인 판문점선언에 종전선언을 명시했으며,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물인 센토사선언에도 종전선언 문구를 포함시키기 위해 애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4년동안 종전선언은 이뤄지지 않았고, 더구나 종전선언을 이루려면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까지 협력해야 하는 만큼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남북 간, 북미 간 대화는 단절돼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최근 들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까지 포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우리정부와 미국, 중국과의 사전교감 가능성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다음날 미국 국방부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외교를 통한 한반도의 영속적 평화 달성에 전념한다.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와 대화에 전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9.22./사진=청와대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도 같은 날 유엔총회 참석에 이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한미 유해 상호인수식’을 주관하는 것으로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면서 SNS에 ‘하와이를 떠나며’란 글을 올리고 “국제사회도 공감으로 화답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한 일도 있었다. 청와대는 이번 왕이 부장의 방한 목적에 대해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 때 문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왕이 부장은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협력 당부에 “베이징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와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약 이번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이 이전 유엔총회 발언 때와 달리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사전 교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관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있는 셈이다. 2018년 북미대화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북한은 종전선언을 요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은 2018년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점차 달라진 입장을 보여왔으며,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엔 실질적인 협상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2018 9월 리용호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설자로 나서 종전선언에 소극적인 미국을 비난하며 “더이상 종전선언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북한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2019년 11월 14일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부차적인 문제”라며 협상 조건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게다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종전선언 필요성을 제기한 적이 없다.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사전교감 가능성은 최근 외교부의 한미 간 협의 내용 발표에서도 기대감을 높여준다. 주로 대북 인도적 협력사업을 언급해오던 것에서 나아가 지난 14일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 등을 협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미국과 일본에서 연달아 만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발언으로 그는 도쿄에서 “한미는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 등 북한이 관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와대는 최근 북한의 ‘영변’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이티셔티브를 잡기 위한 여러 가지 카드 준비 차원”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국과 사전교감이 있었고, 현재 남북 간 소통채널까지 살아 있다면 6개월여 뒤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평창올림픽의 평화’를 재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김성 주 유엔 북한대사의 연설로 1차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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