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알프스’에서 본 그림 같은 섬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무의도(舞衣島)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남서쪽 서해바다에 그림 같이 떠 있는 섬이다.

섬의 형태가 마치 장수가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 같아, 무의도라고 했다고 한다. 대무의도, ‘큰 무리섬이라고도 불린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이며 인근에 실미도(實尾島), 소무의도, 해리도, 상엽도 등의 부속 도서가 있다. 소무의도(小舞衣島)는 대무의도와 연륙교로 이어져 있고, 섬을 한 바퀴 도는 트래킹 코스가 개발돼 있다.

무의도가 알려진 것은 한국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의 영향이 크다.

이어 드라마 천국의 계단’, ‘꽃보다 남자’, ‘칼잡이 오수정무한도전’, ‘런닝맨등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다. 드라마 촬영장(撮影場) 있는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은 여름철 많은 피서객이 찾아오며, 펜션도 많이 들어서 있다.

실미해수욕장에서 실미도까지는 신비의 바닷길이 있어, 썰물 때는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섬 북쪽에 당산(堂山), 중앙에 국사봉(國師峰), 남쪽에는 해발 245.6m의 호룡곡산이 솟아 있어, 등산객들도 많이 찾는다.

한마디로 산과 바다, 삼림욕과 해수욕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섬이다.

   
▲ 호룡곡산 정상에서 본 서해바다/사진=미디어펜

과거 무의도는 가기가 쉽지 않았다. 영종도에 붙어있는 잠진도(潛進島)로 가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2019무의대교가 놓이면서, 자동차로 쉽게 갈수 있게 됐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인천공항철도(仁川空港鐵道)를 이용하는 게 좋다.

홍대입구역에서 약 1시간 걸리는 인천공항 1터미널 역에서 나와, 공항버스 타는 곳에서 무의도 들어가는 222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오케이다. 아니면 인천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龍遊) 역에서 하차, 마을버스 무의1이나 공영버스 중구6-1을 환승하면 된다.

중구6-1번을 타고 하나개해수욕장에서 내려, 호룡곡산을 넘어가기로 했다.

무의도에서 가장 큰 갯벌이란 뜻의 하나개1km 길이의 해안에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모래가 가득 깔렸다. 갯벌을 조금만 파 내려가면 흰 속살 동죽조개, 소라, 바지락 등을 주울 수 있다. 이 곳의 해변 낙조(落照)는 바다로 떨어지는 해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특히 이 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어 준 드라마 촬영세트장, ‘무의도 영상단지(映像團地) 대형 안내판이 해수욕장 입구에 우뚝하다.

해수욕장 왼쪽 옆에, 호룡곡산으로 바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호룡곡산(虎龍谷山)은 무의도 최고봉이다. 산 이름은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마당바위’, ‘부처바위’, ‘호랑바위’, ‘아가리바위와 수직절벽 등 많은 기암괴석(奇巖怪石)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섬 중앙의 국사봉과 함께 서해의 알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다지 가파르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어, 주말에는 수도권 등에서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꼭대기에 오르면,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 해수욕장을 비롯해 승봉도(昇鳳島), 자월도(紫月島), 소무의도 등 주변의 작은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이곳 낙조 또한 장관이다.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하나개 길은 정상을 향하는 가장 짧은 등산로여서,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하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숨이 가빠질 무렵, 호랑(虎狼)바위가 있는 안부에 도착했다.

이 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바위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때 어부와 호랑이가 같이 살았는데, 산신령(山神靈)에게 서로를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어느 날 허기에 지친 호랑이가 어부를 잡아먹자, 노한 산신령이 호랑이를 그 자리에서 바위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

아직도 바위에는 그때 흐른 핏자국이 남아 있으며, 지나는 사람들은 호랑바위 위에 앉아있을 것 같은 산신령에게 소원을 빌고 간다는 얘기다.

좀 더 오르면, 본격적인 능선(稜線)길이다.

갑자기 조망이 확 트이면서, 발아래 하나개해수욕장은 물론, 실미도까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김일성의 목을 따기 위한 북파공작원(北派工作員)들의 비밀훈련장이 있었다는, 천만 영화의 현장 바로 그 실미도다.

조망 좋은 바위에 올라보니, 암릉이 만만찮다. 역시 서해의 알프스답다.

곧 호룡곡산 정상이다. 정상석(頂上石) 조금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 서면, 무의도 일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까운 소무의도와 광명항선착장, 실미도는 물론 서해 앞바다의 대부도(大阜島), 선재도, 팔미도, 영흥도(靈興島), 해녀도, 승봉도, 대이작도, 소이작도, 선갑도, 문갑도, 소이도, 굴업도, 덕적도, 선미도(善尾島), 대초지도, 소초지도 및 동초지도 등 수많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서해안 어느 산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그림 같은 절경이다.

   
▲ 광명항 근처 바다 풍경

하산 길은 하나개로 원점회귀하거나 국사봉 쪽 방향, 혹은 우측으로 돌아 해변을 따라가는 길이 있지만, 시간 관계상 소무의도 옆 광명항(光明港)으로 내려가는 방향을 택했다.

광명항은 무의도 남쪽에 있는 지방어항(地方漁港)이다. 무의도가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선착장 근처에는 횟집이 많이 생겼다. 생선회는 가격이 만만찮지만, 저렴한 메뉴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광명항 버스정류장에서 무의1버스를 타고 나와, 용유역에서 자기부상열차(磁氣浮上列車)를 탔다. 아직 승객이 많지 않고 관광열차의 느낌이다. 인천공항 1터미널 역에서 공항철도를 환승, 서울로 귀경한다.

중구 공영버스 6번을 타면, 동인천역까지 한 번에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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