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 9개월째 웃돌아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아파트 매매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 빌라 수요가 늘고 있다. 실수요는 물론 갭투자를 노리는 투자자까지 빌라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가 연간 상승률은 6.47%로 2008년(7.8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빌라 매매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뛰면서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상승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빌라 매매가 월간 상승률을 보면 지난 6월 0.22%로 저점을 찍은 뒤 7월 0.59%, 8월 0.82%로 상승폭을 키우는 경향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국 빌라 매매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현대빌라' 전용 84㎡는 지난 6월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매매가가 8억2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4억6000만원이나 뛰었다. 강북에서도 빌라 거래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7월 도봉구에서는 창동 '현대그린빌' 전용 57㎡이 2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작년 7월 거래가인 1억7700만원보다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경기와 인천도 올해 1∼8월 빌라 가격 상승률이 각각 6.02%, 6.24%로 나타나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4.84%, 2.23%를 웃돌았다.

특히 올해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인천의 경우 빌라 매매 가격 상승률이 작년 연간 상승률(4.85%)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기현상이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등록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현재까지 1189건으로, 아파트 매매(412건)의 약 3배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가 빌라 매매보다 월간 2∼3배까지도 많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국내에서 주택 시장 수요자들이 절대적으로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9개월 연속 매매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빌라 매매는 1월 5838건, 2월 4479건, 3월 5147건, 4월 5713건, 5월 6020건, 6월 5486건, 7월 4859건, 8월 4112건, 9월 1189건이다.

아파트 매매는 1월 5798건,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7건, 5월 4897건, 6월 3945건, 7월 4698건, 8월 3858건, 9월 412건이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치솟자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빌라 수요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매매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기다리던 수요자들이 지친 마음에 대안을 찾아 빌라에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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