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비율 세계 최고 대타협기구 발목잡기…억지땐 그리스꼴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복지병 환자국가 그리스라 하면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아르헨티나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그리스가 포퓰리즘의 말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월 26일에는 그리스의 재정긴출 정책에 반대하면서 국제 채권단에게 채무를 탕감해 달라고 요구하는 급진좌파후보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잡기도 했다. 그리스가 구제 금융을 받은 지 5년이 지났다. 그리스인들은 25%를 웃도는 실업률과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나라 빚 못 갚겠다는 급진좌파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그리스 복지포퓰리즘의 말로를 드러내는 여러 가지 지표들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악명이 높은 것은 그리스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공무원연금이다. 그리스 성인 5명 당 1명은 공무원이며, 그들은 퇴직한 후 월급의 95%까지 연금으로 받는다. 그리스의 공무원연금은 포퓰리즘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 2014년 12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인사혁신처와의 공직사회 활력제고 관련 간담회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무원연금 얘기를 더 해보자. 내는 연금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의 비율을 ‘수익비율’이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위와 같은 그리스 보다 수익비율이 더 높은 나라가 전세계에 딱 하나 있다. 바로 한국의 공무원연금이다.

그리스의 수익비율이 2.57배인데, 한국의 공무원연금 수익비율은 2.7배에 달한다.

공무원연금개혁 대타협기구 삐걱...퇴장이나 하는 공무원들

한국의 공무원들은 염치가 있는지 없는지 이제는 잘 모를 정도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자리에서 공무원단체 측 위원들은 상대방의 답변이 없다는 이유로 항의한 후 퇴장했다고 한다.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의 추천인사 2명은 대타협기구에 참석해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공투본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사학·군인연금 모든 것을 포함한 공적연금 강화와 더불어 공무원연금개혁을 같이 논의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대타협기구에 들어왔다”

“새누리당이 이를 도외시하고 다른 공적연금 논의를 배제하려 한다”

“대타협기구 논의가 공적연금 전반을 다루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민연금과 단순비교를 통해 공무원연금을 하향평준화하려는 이런 논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

후안무치하다. 공무원연금의 본질은 공무원연금에 들어가는 추가적인 비용을 국민이 더 이상 내지 못하겠다는 외침이다. 돈을 누가 내느냐의 문제이며, 이는 공무원연금 보전금을 국민 세금으로 대야 하는지의 여부다. 공무원 자신들의 돈으로 알아서 공무원연금을 대겠다면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 1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5회의실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제2차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이제 와서 100만 공무원들이 국민연금과 함께 논의하겠다는 것은 2000만 국민연금 가입자를 무엇으로 보는 처사일까.

국민연금은 지속적으로 지급액을 줄이고 개별 조건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2060년에 고갈되리라 예상되는 국민연금이 실제로는 평균수명,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그 고갈시기가 더욱 앞당겨지리라는 관측 때문이다.

그런데 현 공무원단체 공투본의 입장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함께 논의해서 국민연금을 상향화 하자는 말이다. 이는 한국이 지금의 그리스 꼴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소리,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공무원들은 각성하라. 최소한의 양심과 지성이 있다면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어깃장을 놓는 것은 세간의 조소를 자아낼 뿐이다. 그리스를 망하게 한 공무원연금 보다 더 높은 대우를 받는 우리나라 공무원연금의 실태, 이제는 개혁해야 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