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내내 대장동 의혹 두고 이재명·추미애 vs 이낙연·박용진 공방
박용진 "대장동 의혹, 썩은 악취 진동"...이낙연과 이재명 협공
추미애 "이낙연 국민의힘과 쿵짝"이라며 이재명 엄호 나서
대장동 의혹, 민주 경선 막바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특혜 의혹'이 연일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경쟁 후보들 간에도 의견이 나뉘면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4명의 후보들은 지난 28일 밤 S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두 그룹으로 쪼개져 날선 신경전만 이어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손을 잡고 대장동 관련 의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반박에 나섰고, 이낙연 전 대표는 박용진 의원과 한 목소리를 내며 '합동수사본부'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먼저 포문을 연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관련해)의심을 가진 국민들 마음을 풀어드리는 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장동 의혹에 대해)빨리 수사하는 게 당으로서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28일 S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 참석하고 있다./사진=이낙연캠프 제공

그러면서 "합수본(정부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서 체계적, 종합적인 수사를 하면 좋겠다고 요구했는데 이 지사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당연히 빨리 확인해서 경위들이 명명백백히 드러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이 전 대표가 말을 끊으려 하자 "제가 답변할 시간을 달라. 경찰 취조하는 것도 아닌데"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 "국민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며 "제2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인 줄 알았더니 제2의 수서 사태에 맞먹는다. 정관계 로비와 부패의 아수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야 불문 정·재계 불문 불법 관련인들을 싹 잡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전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고 이 전 대표는 "완전히 견해가 같다. 문자 그대로 복마전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이 지사를 압박했다. 

이 지사는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다. 도둑이 오히려 피해자한테 몽둥이 든다는 말"이라며 "저를 의심하는 건 정말 타당치 않다. 국민의힘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야권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자신을 향한 두 사람의 협공이 계속되자 이 지사는 추 전 대표와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는 추 전 장관에게 "(야권의) 곽상도 의원과 원유철 전 의원 등이 대장동 혜택을 봤고, 저는 그 사람들에게 개발이익을 추가 부담시켜 빼앗았다"며 "우리 안에도 저를 공격하고 의심하는 분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낙연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코끼리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 하는데, 그런 이야기가 국민들에게 의심을 불러 일으키고 정쟁이 된다"며 "(이 전 대표가)야당의 논리를 끌고 와 우리 후보를 저격한다"고 이 지사 엄호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애초에 국민의힘과 쿵짝이 맞아서 ‘이재명 게이트’ 몰아가기를 시도했다"며 "이 전 대표는 라디오(인터뷰)에서 ‘대장동과 관련해 들은 것이 많다’고 말했는데, 이재명 측근을 의심하는 것인지 속 시원하게 말해달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원 퇴직금을 받았는데 누가 줬고, 준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며 "추 후보가 ‘내부총질’ 하지말라는 말을 하는데 왜 추 후보는 저에게 내부총질을 하시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전 당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좌)연합뉴스,(우)미디어

그러자 추 전 장관은 "이 후보는 마치 모든 후보를 다 불안한 후보, 자신은 흠 없는 후보라고 하는데, 비겁한 네거티브 방식"이라며 "종로구 국회의원직을 광주에 가서 포기했다. 광주에 가서는 ‘손 잡아주지 않으면 정치생명이 끝난다’는 불안한 말씀을 했다. 대범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추 후보는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느냐"며 "다 얘기하자면 제 얘기보다 몇십 배는 될 것이다. 본인도 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처럼 여권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 내부 분열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까지 민주당 경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지사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사건이 이 지사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거라고 보는 시각과 지금까지의 지지율 변화를 봤을 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굉장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며 "이 전 대표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데, 대장동 의혹이 영향을 미쳤다면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장동 의혹이 추석 전에 불거졌고 추석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면 지지율이 떨어져야 되는데 그런 현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는 큰 영향이 없을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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